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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巫에서 유가와 도가로

從巫到儒家與道家

이 글은 중국문화에서 무속이 그 근원과 원동력으로서 작용하고 있음을밝힘으로써, 중국문화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중국사상의 2대 주축을 이루는 유․도가와 무의 연관성을 살펴본 바, 그 결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선진 시대 유가와 도가는 중국의 고대사상의 기본적인 틀을 형성하였을뿐만 아니라, 양가가 제기한 주장들은 후대 철학사상이 전개되는 과정에서이론적 기반으로 활용되어 왔다. 유가와 도가는 구체적인 주장에 있어서극명한 대조를 이루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상호 보완 관계를 유지하는데 ,이러한 점은 모두 무속과 직접․간접적으로 연관된다 . 상고 시대 이래 巫는 종교와 정치를 아우르는 ‘제사왕’으로서, ‘神人以和’의 일을 하는 존재였다. 인지가 발달하고 국가 제도가 정비되면서 巫 의사회적 지위는 하락하고, ‘신들림(降神)’과 ‘神’(‘天’)의 일을 주로 담당하는 ‘접신무’와 ‘儀禮’와 ‘人’의 일을 주로 맡는 ‘사제무’로 분화되었다. 또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그들의 기능은 종교성이 약화되는 반면 인문성이 강화되는 쪽으로 변모하는데, 선진 유가와 도가는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하였다. 유가와 도가는 대체로 ‘사제무’와 ‘접신무’의 전통을 계승․승화하였기때문에, 전자가 ‘人事’에 기반을 두고 문물제도를 통한 ‘治世’를 목표로 한다면, 후자는 ‘天道’에 기반을 두고 무위를 통한 ‘得道’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자가 소통하고 융합될 수 있는 이유는, 표면적 주장의 이면에 다른 한쪽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유가가 “盡人事待天命”한다면 도가는 “盡天道待人事”하는 것이어서, 진행방향과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있지만, ‘天人合一’이라는 관점에서는 결국 만나게된다. ‘천인합일’은 ‘神人以和’와 통하므로, 이를 ‘제사왕’ 전통이라 부를수 있다. 물론 문예사상에 있어서 유가와 도가가 보여주는 차이와 소통도이러한 큰 틀 속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요컨대, 유가와 도가는 자신이 주로 계승한 ‘접신무’와 ‘사제무’의 전통때문에 대립적인 차이를 보이지만, 그 母胎인 ‘제사왕’의 정신 아래 소통하고 융합한다. 이러한 현상은 철학사상에만 그치는 것은 결코 아니고, 전통시대 중국의 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쳐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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