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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캐런 바라드의 자연구성주의는 사회구성주의와 ANT의 대안인가?

‘행위적 실재론’의 상보성/상호배타성, 주체적 책임성, 물질적 환원주의를 중심으로

입자 물리학자 캐런 바라드는 양자 물리학에서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자연의 본질과 현상’을 탐구하는 자연구성주의 ‘행위적 실재론’을 주장한다. 바라드는 자연의 미시 입자들 간의 양자적 현상을 일상적 사회에서의 관계적 현상들로 확장한다. 그녀는 자연이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러한 확장은 단순한 유비나 비유가 아니라 자연에 실재하는 현상이라고 역설한다. 본 소고의 주된 관심사는 캐런 바라드의 자연구성주의 ‘행위적 실재론’이 사회구성주의와 ANT(행위자 네트워크 이론)를 적절히 보완 및 극복하는 대체 이론인지의 여부이다. 바라드가 잘 지적하듯이, 사회구성주의는 과학 지식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과학적 반실재론의 입장을 견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사회구성주의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해서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ANT는 파스퇴르 등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항상 카리스마적인 남성 지도자가 전체를 통솔하는 과학과 사회의 모습을 그린다.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은 여성주의 입장에서 ANT의 약점을 극복하려고할 뿐 아니라, 자연구성주의 입장에서 사회구성주의도 극복하고자 한다. 사회구성주의는 사회가 인식의 주체이며 자연이 객체인 데에 반하여, ANT는 사회와 자연을 동등한 행위자로 간주한다. 하지만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은 인간 사회 또한 자연의 현상으로서 자연적으로 구성되는 실재라고 본다. 그녀는 남성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불확정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서로 내적 작용을 통해 상보성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보상한다고 본다. 그녀는 더 나아가 여성의 뱃속 태아는 여성이 혼자서 갖지 않으며 아이의 아버지를 포함한 많은 사회적 관계와 과학기술 해석 장치가 서로 얽혀 있기에 개별적 존재가 아닌 현상이라고 본다. 즉 ‘행위적 자름’을 통해, 태아의 엄마가 주체적 현상이며 아기는 객체적 현상이라고 본다. 그녀의 이러한 입장은 낙태를 합리화하는 여성주의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다. 이러한 윤리적 측면에서의 급진성이 캐런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이 갖는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일 것이다. ‘행위적 실재론’이 그 논리적 밑바탕에 전제하고 있는 양자 물리학에서의 ‘위치와 모멘텀 간의 상충관계’를 일상 세계로 확장하는 것도 직관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과학 및 사회에서 남성 중심적인 관례에 경각심을 일으켜준다는 측면에서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은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그녀가 과학자로서 물질과 인간,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자연에 대해서 통찰력을 제시해 주는 부분은 분명 과학학(과학철학, 과학기술학, 과학사, 과학정책학)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신유물론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물질들이 상호 얽혀 있는 존재들이라고 봄으로써 개별적 존재들에게 윤리적 책임으로부터 쉽게 면죄부를 준다는 단점이 있다. 본 소고는 먼저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의 이론적 토대인 닐스 보어의 양자 물리 철학의 핵심 개념들을 간략히 다룬다. 그런 다음, 행위적 주체성과 책임성의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인간을 자연 물질로 환원하는 신물질주의의 환원주의(reductionism)를 살핀다. 그런 다음, 윤리학 및 철학 등에서의 비판들을 소개하고 그 비판들의 정당성 여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결론부에서는 바라드의 ‘행위적 실재론’이 사회구성주의와 ANT의 약점을 잘 극복했는지의 여부를 종합하면서, ‘행위적 실재론’에 수정 및 증보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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