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직후 존숭의례의 고취 운용 양상

Operational Aspects of Gochwi (Processional Band) Performed in Rites for Granting an Honorific Title right after the Japanese Invasion of Korea in 1592

교서(敎書)･책(冊)･보(寶) 등 소중한 것을 옮길 때 진설되는 고취(鼓吹)는 앞에 배치되고 이동한다는 점에서, 임금이나 왕비의 거둥에 진설되는 전부고취와 비슷하나 악대 규모가 작고 세장과(細仗) 함께 진설되므로, 편의상 세장고취로부른다. 세장고취는 연주하지 않고 인도하기만 한다는 일각의 견해가 있지만, 납득하기 어려워 선조대~인조대 존숭의례에 쓰인 고취를 통해 이를 살펴보았다. 존숭의례는 존호(尊號)가 정해지면 이에 대한 전(箋)을 먼저 올리고, 그다음에 공덕과 존호를 새긴 책(冊)과 보(寶) 를 올리며, 마친 뒤에는 하례(賀禮)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용악(用樂)을 살펴보면, 친림(親臨)으로 행한 1621년(광해군 13) 광해군 존숭의례에서는 책･보 및 전을 받들고 이동할 때 세장고취가 연주하면서 인도하고, 임금이 내전(內殿) 과 정전(正殿)을 오갈 때 전후고취(殿後鼓吹)가 연주하였으며, 임금이 어좌에 오르내릴 때와 종친･문무백관이 배례할때 헌가(軒架)가 음악을 연주하였다. 그러나 권정례(權停禮)로 행한 1604년(선조 37)의 선조 존숭의례에는 세장고취를 진이부작(陳而不作)하고 전후고취와 헌가를 진설하지 않았다. 친림으로 행한 1624년(인조 2) 인목왕후 존숭의례에서는 책･보 및 전을 받들고 이동할 때 세장고취가 연주하면서인도하였고, 권정례로 행한 1621년(광해군 13) 광해군 부인 존숭의례에서는 세장고취를 진이부작하였다. 1610년(광해군 2) 공빈(恭嬪) 추숭의례(追崇儀禮)에서 사묘(私廟)에 있던 옛 신주 및 책･보를 봉자전(奉慈殿)으로받들고 이동할 때 각각 전부고취와 세장고취가 연주하면서 인도하였고, 1621년(광해군 13) 선조･의인왕후･공성왕후추숭의례에서 책･보를 받들고 종묘에 갈 때 세장고취가 연주하면서 인도하였다. 1621년에는 추숭을 마친 후 종묘 제사를 지냈는데, 임금이 종묘에 갈 때는 재계 중이므로 인정전의 헌가 및 전부고취･후부고취를 진이부작하였고, 추숭과제례를 마친 뒤 환궁할 때는 연주하였다. 즉, 책･보나 전(箋) 등을 받들고 이동할 때 세장고취가 연주하면서 인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권정례로 행할 때는진이부작하였다.

When bringing precious things such as royal edict (敎書), investiture book (冊), and royal seal (寶), the processional band, called gochwi (鼓吹), is set up together with the small scale royal emblem (細仗). Compared to the front gochwi (前部鼓吹) accompanied during the king or queen's travels, this band is small scale, so to distinguish it from the front gochwi, it is called sejang gochwi (細仗鼓吹) for convenience's sake. There is an opinion that the sejang gochwi with the small scale emblem only lead in front without playing. To interrogate this, this study examines various cases of gochwi used in the rites for granting an honorific title from the King Seonjo (宣祖) to King Injo (仁祖) 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