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은 이창동의 작품 중 가장 모호하며 불투명한 장르적 태도를 견지하는 필름이다. 본고는 <버닝>의 불투명성을 주인공 종수가 가진 결함(hamartia)이 필터처럼 세상과 그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오이디푸스처럼 오만(hubris)이라는 하마르티아를 가진 종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비극의 주인공(hero)으로 상승해갈 가능성을 담지한다. 그러나 종수의 하마르티아는 오이디푸스의 경우와 달리 발견, 전환되지 않는다. 오히려 벤을 살해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종수는 사회의 내부로 편입하지 못하고 증상으로 발현하게 되는 결말을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창동의 <버닝>은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의 관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필름이라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고대의 비극과 달리 주인공 종수가 증상적인 주체로 발현하는 과정을 탐색함으로써 <버닝>의 장르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조르주 아감벤의 수수께끼 담론을 기반으로 <버닝>에 내재한 수수께끼 모티프와 메타포 구조를 비교함과 동시에 오이디푸스와 종수의 하마르티아를 비교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창동 감독의 카메라가 취하고 있는 장르적 태도가 아이러니의 위치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Burning> is the most ambiguous and opaque film among Lee Chang-dong's works in terms of its genre attitude. This paper suggests that the opacity of <Burning> is due to the flaw(hamartia) that the protagonist Jong-su possesses, which acts like a filter blocking his relationship with the world. Like Oedipus, Jong-su, with his hamartia of hubris, has the potential to become the hero of tragedy, as Aristotle describes it. However, Jong-su's hamartia, unlike Oedipus, is not an-agnorisis or peripeteia. Instead, by choosing to kill Ben, Jong-su fails to integrate into society and ends up manifesting as a symptom. From this perspective, Lee Chang-dong's <Burning> can be seen as a modern reinterpret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Oedipus and the Sphinx. This paper explores the genre characteristics of <Burning> by exploring the process in which the protagonist Jong-su manifests as a symptomatic subject, unlike the heroes of ancient tragedy. To do so, the paper compares the enigma motifs and metaphor structures inherent in <Burning> with those in Georges Agamben’s enigma discourse and analyzes the hamartia of Oedipus and Jong-su. Through this analysis, it is ultimately confirmed that Lee Chang-dong's generic attitude, as conveyed through his camera, stems from the position of irony.
1. 머리말
2. 수수께끼 모티프
3. 종수라는 증상
4. <버닝>의 갈래성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