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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제46권.jpg
KCI등재 학술저널

<구래공정충직절기>의 장섬경 서사에 나타난 윤리 상충 양상과 의미 연구

A Study on the Aspect and Meaning of Ethical Conflict in Jangseomkyung Narrative of Guraegongjeongchungjikjeolgi

DOI : 10.17090/kcwls.2023..4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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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장편소설의하나인<구래공정충직절기(寇萊公貞忠直節記)>는 여성영웅 장섬경을 등장시켜 전체 서사를 주도해 나가는 중심인물들이 준수해 온 윤리관에 문제를 제기하고, 충·효·열에 재해석을 시도한 작품이다. 삽입 서사에 불과하지만, 장섬경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구래공정충직절기>는 윤리 충돌을 서사 전면에 내세우고 윤리 집단 간의 대치를 치열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중심 서사에선 배타적 성격을 띠던 인물들이 돌출적인 윤리관을 견지한 장섬경에게 시종일관 포용적인 입장을 고수하는가 하면, 두 윤리 집단의 대립이 완벽하게 해소되지 못함으로써 서사적 불완전성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듯 삽입 서사가 전체 서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래공정충직절기>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섬경 서사의 윤리 충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는 장섬경 서사에 나타난 윤리 상충의 양상을 밝히고, 그 의미를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여 고찰하였다. 장섬경 서사에서 윤리적 충돌은 충·효·열의 덕목을 각각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나뉘면서 발생 및 지속되는데, 논의의 편의를 위해선 윤리 집단을 나누는 편이 적합하리라 판단하였다. 이런 이유에서 본고는 윤리 집단을 구분하되, 남성 중심적 윤리를 남성만 준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착안하여 그를 신흥 윤리 집단과 기성 윤리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토대로 살펴본 결과, 장섬경과 기성 윤리 집단은 충·효·열을 실현 대상, 실천 방식, 실천 범주, 실천 주체의 측면에서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었다. 이때 윤리 상충을 통해 드러나는 주요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로 장섬경이 지향하는 신흥 윤리가 남녀의 구별을 넘어선,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보편 윤리라는 것, 그리고 둘째로 양측이 극적으로 교섭에 성공하지만, 타협안이 미봉책에 그침에 따라 다원적 형태의 윤리관이 서사에 노출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장섬경 서사에서 발견되는 이와 같은 윤리적 측면의 특징은 한글장편소설의 중심 향유층이 윤리 덕목의 해석과 관련하여 가지고 있던 관심에 힘입고, 조선 후기 윤리적 패러다임의 재해석을 요청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것에서 영향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러한 특징이 전체 서사를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낳음으로써 작품의 한계로도 작용할 수 있게 되는데, 작가가 윤리 집단의 대립을 온전히 종결시킬 새로운 윤리관을 마련하지 못하고, 서사적 불완전성을 남겨둘 수밖에 없던 이유는 새 윤리관을 세우는 일이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글장편소설이 태생적으로 지닌 보수성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이는 <구래공정충직절기>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겠지만, 다른 측면에선 오히려 한글장편소설이 일원적 윤리관만을 지향하는 것은 아님을 시사해 주는 한편 소설의 본령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lluminate the ethical conflicts manifested in Jangseomkyung's narrative, which is inserted in Guraegongjeongchungjikjeolgi, and to examine their meanings. Guraegongjeongchungjikjeolgi presents ethical conflicts at the forefront of the narrative and fiercely depicts confrontations between ethical groups through the story of the female hero Jangseomkyung. The problem is that the ethical conflicts in Jangseomkyung’s narrative have an impact on the coherence of the entire narrative. To fully understand this work, it is necessary to examine the ethical conflicts in Jangseomkyung's narrative. In this study, for convenience of discussion, the ethical groups are divided into emerging and established ethical groups, taking into account that a male-centric ethics is not only adhered to by men. The ethical conflicts in Jangseomkyung's narrative are achieved by interpreting loyalty, filial piety, and chastity differently in terms of the objects, methods, categories, and subjects of practice. The two ethical groups constantly collide and reach incomplete compromises only in chastity. In this process, a universal human ethics beyond gender distinctions is presented and a pluralistic ethical perspective is exposed in the narrative. These characteristics are understood as a result that corresponds to the interests of the central readers of the full-length Hangeul novels and the social and cultural atmosphere that demands a reinterpretation of ethical paradigms. However, due to the difficulty of forming a new ethics and the conservatism of the full-length Hangeul novels, this work failed to prepare a new ethics that both established and emerging ethics groups could accept, eventually dismantling the totality of the entire narrative. Nevertheless, this reveals that the full-length Hangeul novels do not merely pursue a unitary ethical perspective, and in some ways, this work faithfaully fulfill the proper function of novel.

1. 서론

2. 장섬경 서사에 나타난 윤리 상충의 양상

3. 장섬경 서사에 형상화된 윤리의 충돌과 흐트러진 서사의 의미

4.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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