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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항우울제는 정말로 효과적인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논쟁과 신유물론의 두 장(場·臟)

국내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과 항우울제를 처방받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이다. 여기에는 우울증이 뇌의 세로토닌 결핍에서 비롯하며 SSRI로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세로토닌 가설’이 작동하고 있다. 이 논문은 이런 환원주의 논리와 약물 과잉처방에 의문을 품고, 과연 항우울제가 정말로 효과적인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런지 질문하는 데서 출발한다. 가장 먼저 항우울제에 비판적이거나 회의적인 연구들을 분석하고 이들이 학문 분과에 따라 약의 제한된 단면을 비추고 있음을 보인다. 한쪽에서는 과학자들이 SSRI의 순수한 생물학적 효과를 정제해내려고 하고 있다면, 다른 쪽에서는 사회과학자들이 SSRI 복용을 부추기는 제약회사의 마케팅 같은 사회적 힘, 혹은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환자의 주체성에 경도되어 있다. 이런 상호 배타적인 시각들은 유효성 논쟁을 ‘자연’과 ‘사회’라는 양분화된 진영 중 정치적 선택의 문제로 만든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 논문은 SSRI의 효과를 보다 관계적이고 촘촘하게 파악할 대안적인 접근법을 모색한다. 우선 하나의 기본 전제를 확립하자. SSRI를 먹으면, 이롭든 해롭든 간에 종종 무언가 예측 못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변화들을 해석하는 데 효능과 부작용, 몸과 정신의 이분법들은 방해가 된다.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신유물론의 두 장(場·臟)이다. 첫째는 평평한 장(場)으로서 어셈블리지이다. 어셈블리지 접근은 SSRI, 신체 변화, 감정, 세로토닌 이론, 전문가 등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동등한 존재론적 층위에 연결 짓고, 이들 모두의 연합에서 치료 효과가 발생한다고 본다. 둘째는 마음의 기관으로서 장(臟)이다. 엘리자베스 윌슨(Elizabeth A. Wilson)은 뇌에 국한되어 있던 세로토닌 가설을 장에서 읽어내고, SSRI를 통해 장에서 체내 물질, 감정 상태, 사회 세계가 한데 엮인다고 주장한다. 두 장의 공통점은 항우울제의 효과를 오로지 약물 성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제한하기보다, 체내의 각종 물질과 신체 기관, 주변 환경의 요소들과 그 관계들로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우리가 SSRI의 효과로 여기는 치유 경험은 삶의 다양한 측면 사이에서 연합과 균형을 이루는 데서 온다.

In South Korea, an increasing number of people are complaining of depression and requesting antidepressants. The most widely prescribed type of antidepressant is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This practice is supported by the ‘serotonin hypothesis’― the belief that depression is caused by serotonin deficiency and can be corrected with SSRIs. With skepticism of such reductionist logic and overprescription of these drugs, I ask whether antidepressants are ‘really’ effective, and if so, why that is the case. The paper first analyses studies critical of antidepressants and shows that each provides only a limited perspective on the drug depending on its academic discipline. On the one hand, scientists attempt to determine SSRI’s unadulterated biological efficacy. On the other hand, social scientists tend to emphasize social forces such as marketing that promote SSRI consumption, or advocate patient agency and choice. I argue that these mutually exclusive analyses turn the debate over effectiveness into a political choice between nature and society. To seek a more relational and nuanced approach to understanding SSRIs, I establish a common premise that all parties can agree upon: when an SSRI is consumed, something unexpected may happen, be it beneficial or harmful. Dualisms of intended effect and side effect, as well as body and mind hinder our interpretation of these changes. Two approaches of New Materialism help move beyond binary thinking about antidepressants. The first is the flat ontology of assemblages, which connects disparate elements such as SSRIs, bodily changes, emotions, serotonin theory, and doctors on a flat ontological plane, and regards therapeutic effects as emerging from their interactions. The second is Elizabeth Wilson’s Gut Feminism. Wilson extends the serotonin hypothesis beyond the brain to the peripheral body and argues that SSRIs transverse and relate bodily substances, emotional states, and the social world. These two approaches are similar in distributing the action of SSRIs across a range of components both inside and outside the body. The curative experience that we attribute solely to the pill arises from attaining an alliance and balance between heterogeneous aspects of life.

1. 서론

2. 항우울제 논쟁의 진영들

3. 항우울제의 예측 불가능성과 모순성

4. 신유물론의 두 장과 SSRI의 분산된 효과

5. 나가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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