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서류 송사형 우화소설 가운데 하나인 〈서동지전〉을 대상으로, 주인공 서대쥐(서동지)의 인물 형상이 갖는 변별적 특징을 살피고 거기에서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의 의의에 대해 논하였다. 여기서 의의라고 함은 일차적으로 조선 후기 사회 상에 대한 문학적 진단으로서 〈서동지전〉이 거둔 성취를 의미하지만, 더 나아가서 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서동지전〉이 줄 수 있는 시사점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이는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도 〈서동지전〉이 재음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고소설 작품임을 적극 드러내기 위한 취지를 담은 것이다. 〈서동지전〉은 쥐와 다람쥐 사이에 벌어지는 양식 다툼과 송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서대주전〉과 상호 영향관계에 있는 작품인데, 부자 서대쥐와 빈자 다람쥐 의 선악 인물구도를 전복시켜서 서대쥐를 긍정적으로 그려낸 점이 〈서대주전〉과 큰 차이점이다. 이 글은 서대쥐의 긍정적 인물 형상화의 구체적 내용과 그 의의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포착하였다. 하나는 ‘선량한 부자의 탄생’과 거기에 담긴 ‘화 목한 사회로의 지향’이다. 조선 후기 경제적 양극화와 그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 속에서 선량한 부민인 서대쥐의 다람쥐 포용은 화목 사회의 회복을 위한 상상력을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판관을 일깨우는 서민 영웅’과 거기에 담긴 ‘위정자 책임에 대한 발견’이다. 서대쥐가 판관인 호랑이 앞에서 송사가 만연한 원인을 단지 서민 개인 간의 잘잘못이 아닌 위정자의 그릇된 정치로부터 찾고 있는 것은 당대 향촌 사회의 빈부 모순에 비추어 사회 갈등의 본질 적 원인을 간파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동물 우화소설은 동물을 내세움으로써 인간 존재의 복잡한 면모를 다채롭게 드러 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동시에 동물에게 기댄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인간 사회의 문제를 더욱 자유롭게 그리고 예리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서동 지전〉은 그러한 이점을 잘 발휘한 소설이다. 같은 서민에게는 포용적이면서 위정자 앞에서는 용감했던 서대쥐 인물 형상이 지닌 의의, 그리고 〈서동지전〉이 오늘날 우 리에게 주는 울림 또한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This article focuses on Seodongjijeon, one of the allegorical novels of the lawsuit-type, to examine the distinctive features of the characterization of Seodaejwi(Seodongji), and to discuss the significance of this work. The term “significance” is used here to refer primarily to the achievements of Seodongjijeon as a literary diagnosis of late Joseon society, but it also encompasses the implications of Seodongjijeon for Korean society today. This is to actively reveal that Seodongjijeon is a Korean classic novel that is worth revisiting. Seodongjijeon is a novel that has a mutual influence with Seodaejujeon in that it deals with the struggle for food and lawsuit between the rat and the squirrel, but it differs from Seodaejujeon by subverting the good and evil characterization of the rich Seodaejwi and the poor squirrel and portraying Seodaejwi in a positive light. This article captures the specific content and significance of the positive portrayal of Seodaejwi in two aspects. One is the ‘birth of commoner who is good and rich’ and the ‘orientation to a harmonious society’ contained in it. Amidst the economic polarization of the late Joseon Dynasty and the resulting conflicts between members of society, Seodaejwi’s embrace of the squirrel, a good wealthy man, can be interpreted as an imagination for the restoration of a harmonious society. Another is the ‘commoner hero who awakens the judge’ and the ‘discovery of the responsibility of rulers’ contained therein. Seodaejwi tells the judge, who is the tiger, that the cause of the litigation is not the misbehavior of the common people, but the wrong politics of the ruler. This can be evaluated as an insight into the essential cause of social conflict in light of the contradictions between the rich and the poor at that time. Allegorical novels about animals have the limitation that it is difficult to show the complexity of human existence in a various way by using characteristics of animals. But at the same time, the very fact that they rely on animals has the advantage of showing the problems of human society more freely and sharply. Seodongjijeon is a novel that fully demonstrates this advantage. The significance of the figure of Seodaejwi, who is tolerant to his neighbor and bravely confronting his ruler, and the resonance it has for us today can also be found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