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본(活字本) 토끼전은 선행 필사본(筆寫本) 토끼전과 판소리 수궁가(水宮歌)의 영향을 받아서 20세기 초부터 수차례 출간된 대중독서물이다. 활자본 토끼전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유형을 대표하는 이본으로서 박문서관본 <토의간>(1916년), 신구서림본 <별쥬부젼>(1913년), 세창서관본 <불로초>(1957년)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세창서관본 <불로초>는 활자본 토끼전 이본의 마지막 작품이다. 여타의 활자본 토끼전은 대체로 용왕 혹은 자라를 긍정하고 두둔하는 시선을 보이나, 세창서관본 <불로초>는 오로지 토끼에 주목하여 풍진세상, 환란의 시대에 민초의 지혜를 강조한다. <불로초>의 배경인 풍진세상은 봉건 붕괴 전후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중반의 일제강점기(1910~1945년)와 미군정기(1945~1948년)를 상기시킨다. 또한 1950년대 불안한 정국에 처한 민중 혹은 독서대중의 입장에서 풍진세상은 현재형처럼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세창서관본 <불로초>는 민중의 영웅으로서 토끼의 고난과 극복에 초점을 맞춰서 민(民)의 지혜를 강조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불로초>는 당시 참혹한 민초의 처지를 연상시키고 독서대중의 공감을 살만하다. <불로초>로 일컫는 토끼전은 여전히 민중에게 있어서 유효한 통시대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20세기 <불로초>는 민의 처지를 대변하고 공감어린 대중문예물로써 가치를 평가할 만하다.
This study is based on the book “Bullocho” that was published by Sechangseogwon in 1957. It is a unique type of Tokkijeon, which is a metal-printed book of the 20th century. There are three types of metal-printed Tokkijeons. The first type is meant for the upper class, the second type is for the middle class, and the third is for the lower class. Bullocho, which means an elixir plant, is a special story belonging to the third category, and is based on the adventures of Tokki. Tokki refers to a rabbit who is a character belonging to the lower class in a chaotic era. Therefore, Tokki represents a hero of the people who rises from the lower class. Bullocho is the last work of metal-printed Tokkijeons. Bullocho focuses on the wisdom of the people living in a chaotic era of the Korean peninsula. The chaotic eras of the Korean peninsula are the feudal age, Japanese colonial rule, and the period of political instability in Korea. Therefore, Bullocho continues to have value and meaning for the people since the 20th century. The story is reflective of the grim public situation in the 20th century and the present times. Bullocho is a special book about the wisdom of people told through a story with a main character and the theme of overcoming hardships through wisdom.
1. 머리말
2. 20세기 활자본 토끼전의 세 가지 유형
3. <불로초>의 인물 형상과 의미
4. <불로초>의 서술방식과 주제의식
5.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