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춘향전> 변용 양상의 한 줄기를 짚어봄으로써, 해방 이후 한국현대희곡에 반영된 고전의 창조적 수용 면모를 밝히는 데 있다. 해방 이전의 <춘향전> 변용 작품들이 원전을 거의 그대로 재현하는 형태로 창작되어 주로 고전 쪽에 함몰되는 경향을 드러냈다면, 해방 이후의 <춘향전> 변용 작품들은 고전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형태의 재창작 경향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김용락의 <방자놀이>(1984)와 이근삼의 <춘향아, 춘향아>(1996), 오태석의 <기생비생 춘향전>(2002)을 대상으로 하여 이러한 점을 살펴본다. 김용락의 <방자놀이>는 주변인물인 방자에게 등장인물과 극중 해설자의 이중역할을 부여하여 당시 양반 계급에 만연했던 성윤리의식과 육체적 쾌락을 우선 추구하는 십대의 철없는 사랑을 동시에 풍자하였다. 작가는 무분별한 현대 청소년들의 값싼 사랑을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빌어 표현하려 하였으나, 외모지상주의만 강조되었을 뿐 춘향의 수절에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극작술의 한계점을 노출하였다. 그러나 서사극적 기법의 일부 차용은 주제의 구현에 합당한 장치로 활용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객관적 거리를 확보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이근삼의 <춘향아, 춘향아>는 당대 민중을 대변하는 명월과 기남이라는 인물을 창조하고, 이들과 춘향을 연결지으면서 춘향이 처한 현실의 역학관계를 보여준다. 춘향과 몽룡이 속해 있는 관념적 인물군과, 월매와 변학도, 이한림이 속해 있는 현실적 인물군을 대립시킨 뒤, 이 대결에서 관념적 인물군이 철저하게 패배하게 함으로써 금권의 메커니즘을 폭로한다. 이몽룡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물로 나타나고, 그러한 몽룡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부패한 권력과 기득권 세력의 견고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민들의 삶에 대한 조용한 시선 던지기를 통해 한편으로는 현대인들의 고단한 삶을 역설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물질과 권력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의 일면을 비판하고 있다. 오태석의 <기생비생 춘향전>은 기생이면서 기생이 아닌 춘향의 정절 문제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하여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승에서의 육체적인 정절과 동시에 저승에서의 정신적인 정절까지 지키고 싶어 하는 춘향의 모습이 형상화된다. 월매가 기생이었으므로 당연히 춘향도 기생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인물들과, 이에 홀로 맞서는 춘향의 의지는 여성의 정체성 확립의 어려움을 환기시킨다. 몽룡과의 결혼을 통해 자식에게만큼은 기생으로서의 혈연관계를 지속시키지 않으려는 춘향의 면모는 근대적 성향의 일단을 보여준다.
This thesis reviews a branch of the modern transition ofChun-hyang-jeon, one of the most popular classic of Korea. The aim is revealing that how it was having been recreated in recent time. In general, plays before the 1945 Liberation of Korea, simply accepted the original text. But recently, the New remake the original positively and creatively. The works treated in this thesis areBang-ja-nol-yi(by Kim, Yong-rak), Chun-hyang-ahChun-hyang-ah(byYi, Keun-sam),Ki-saeng-bi-saengChun-hyang-jeon, (by Oh, Tae-seok). Bang-ja-nol-yi focused on the degraded love of the young nobility, so satirized the indiscreet love of the teenagers of these days.Chun-hyang-ah Chun-hyang-ah set ideal character(Chun-hyang, Mong-ryong) against real character(Byun-hak-do, Yi han-rim), and showed the first being defeated, exposed the mechanism of power of money. It emphasized the firmness of the corrupt power, the tired and slavish life of modern man. Ki-saeng-bi-saeng Chun-hyang-jeon, focused on the problemof fidelity, ask us a question about the identity of Woman. Chun-hyang wanted to keep her fidelity of the body and mind, but men and situation surrounding her made it hard. It showed the hardship of living as a woman.
1. 서론
2. 한국현대희곡에 나타난 <춘향전> 변용 양상
3.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