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김소희 <춘향가>의 바디 성립 과정과 전승을 살펴봄으로써 판소리가 변화해 나가는 실상을 구체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김소희는 세 번의 완창 녹음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다듬었다. 곧 58년, 76년, 77년, 세 시기의 변화를 통해 김소희 <춘향가> 변화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58년도의 녹음은 정정렬제를 근간으로 하여 김연수, 정응민, 송만갑 등의 소리를 첨가하면서 이루어졌다. 이 본에서 김소희는 춘향을 품위있고 고상한 인물로 그리려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76년도의 녹음은 58년도의 사설에 비해 정응민제가 많이 수용되고 김연수 송만갑의 소리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화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만남과 사랑 대목을 정응민제의 것으로 바꾸면서 춘향의 모습을 더욱 품위있게 그리려고 하였고, 옥중 고난 부분에서는 십장가의 내용을 늘이고 완성도를 높이면서 춘향의 절의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도록 하였다. 77년도의 녹음은 김소희의 결정본으로 이 본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이전의 본에 비해 송만갑의 소리를 많이 수용하였고, 춘향의 인물 형상화가 다채롭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골계적인 사설을 수용하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사설 배치가 늘어났다. 현실비판적인 모습을 사설 곳곳에 안배하여 춘향의 고난과 극복이 사회성을 가지도록 유도한 점도 특징적이다. 현대에 김소희의 소리를 계승하고 있는 안숙선은 이 77년본을 거의 그대로 부르고 있지만 58년이나 76년에서 부르던 사설을 수용한 경우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소희는 자신의 <춘향가>를 김연수, 정응민, 송만갑의 소리를 수용함으로써 정리해 나갔다. 여러 유파의 소리를 자기화하면서 최대한 이면에 맞는 소리, 음악적인 완성도가 있는 소리, 주변 인물에의 관심과 현실비판적인 인식이 있는 소리로 만들어나갔다. 각 유파 소리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자신의 특장이 드러날 수 있도록 유연한 사설 구성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김소희가 드러낸 창조력이라고 할 수 있다.
The tradition and change courses of Kim, so-Hee's <chunhyan-ga>Choi, Hye Jin
1. 김소희 바디 <춘향가>의 성립
2. 사설의 변모 양상
3. 시기별 변모의 특징
4.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