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최명희가 쓴 미완의 걸작 <혼불>이 판소리 전통과 어떤 직간접적 영향관계에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본 것이다.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은 긴 호흡으로, 전통적 관습과 제도, 종교의례, 지역사, 예술 등에 관한 교술적 설명을 길게는 수십 쪽에 걸쳐서 박물지적으로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다. <혼불>에는 민요나 시조, 한시와 내방가사, 무가와 설화, 판소리, 편지를 포함한 실용문 등 전통사회의 다양한 문학 장르들이 인용되거나 작품 속에 재구성되어 서사의 호흡을 조절하고 있다. 이 글에서 먼저 <혼불>의 문체에 관한 연구사를 점검하면서 판소리 문체와의 연관성을 살폈다. 그리고 <혼불> 안에 직접적으로 인용되어있는 판소리에 대한 작가의 인식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남도민요 ‘육자백이’와 ‘흥타령’, 씻김굿의 ‘길닦음’, ‘상여소리’ 등 남도적 정한을 담고있는 작품들의 간략한 분석을 통하여 이들이 <혼불>의 서사전개에 일정하게 관련되고 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혼불>에 직접 인용되어있는 <흥보가> 자료의 분석을 통하여 이 작품이 신재효본 <박타령>을 직접 인용하거나 적절하게 요약하여 서술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신재효본에 보이는 이중성을 통해서 줄 수 있는 효과를 <혼불>에 적절하게 조응시켜 서술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논문은 궁극적으로 <혼불>이 판소리 전통과 일정하게 연결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혼불>가운데 판소리적 자질이 있는지 구체적인 점검을 통하여 두 범주의 인연을 살펴보았다. 텍스트의 면밀한 대비와 비교를 통하여 <혼불>이 판소리와 어떠한 방식으로 교호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을 앞으로의 과제로 남긴다.
This paper examines the relationship between Choe Myung-hee’s unfinished masterpiece, <Honbul(Soulfire)>, with the tradition of P’ansori. <Honbul(Soulfire)> is unique in its style that is almost encyclopedic in explaining and describing history, customs, traditions, religion and art of Korean society of the era. In <Honbul(Soulfire)>, also present are traditional folk music, sonnets, Chinese character poems, poetry of women, shamanistic literature, mythology, that are quoted and often reconstructed to enhance the narrative. This paper relates the narrative style of P’ansori with that of <Honbul(Soulfire)>. Also examined is the acknowledgement and presentation of P’ansori present in the novel. Then, Southern folk songs ‘Yukjabaegi(육자배기),’ ‘H’ung Taryung(흥타령),’ and ‘Path Cleansing’ and ‘Hearse Song’ of Ssigimgut (씻김굿‘Cleansing Ritual’) that are present in the novel are analyzed in the context of the novel and its significance in the sorrow of the Southern people. Lastly, through analyzing <H’ungboga> directly quoted in <Honbul(Soulfire)>, the paper attempts to show that Shin Jae-hyo’s version of ‘Bak Taryung’ (Gourd song) is quoted almost verbatim, and the song is aptly understood and used in the novel to maximize the effect of subtle literary duality unique to Shin Jae-hyo’s version.The paper shows the relationship between <Honbul(Soulfire)> and the tradition of P’ansori, through analyzing the appearance and influence of P’ansori in the novel.It is a goal for the future researchers to further examine the text to show the extensive communication between <Honbul(Soulfire)> and P’ansori.
1. 머리말
2. <혼불>과 판소리 전통과의 서사방식
3. 판소리 전통과 <혼불>
4. 판소리 <흥보가>의 경우
5.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