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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심정순 바디 <고고천변> 고찰

A Study on Jeong-soon Shim’s Badi, <Gogocheonb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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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제 판소리는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는 동편제나 서편제 판소리와는 사설(가사) 및 음악적으로 약간 다른 특징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심정순 바디는 더욱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 이에 본고는 수궁가 중 <고고천변> 대목을 대상으로, 타 바디와는 구별되는 심정순 바디의 특징을 고찰하고, 심정순과 그의 조카 심상건의 소리를 비교 고찰하여 보았다. 먼저 사설의 특징을 살펴보면, 심정순 바디 <고고천변>은 대목의 중반부, 물 위로 떠오른 별주부가 사면 경치를 읊는 부분에서, 다른 유파의 <고고천변>에는 없는 사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이 부분은 토끼를 잡으러 낮선 육지로 나서는 별주부의 심경이 간접적으로 표현된 부분으로, 두잠이·한무제·서왕모·초희왕·강태공·이비 등 많은 역사적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사설이 매우 장황하게 서술된다. 반면, 후반부의 ‘새타령’ 사설 및 유산가 후미 부분 사설은 매우 소략하게 나타난다다. 이러한 두 특징은 고제 바디로서의 면모로 해석된다. 1879년에 발간된 <琴譜>의 <영산(고고천변)> 역시 심정순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며 중반부에 역사적 인물을 대거 등장시키는 사설을 보유하고 있고, 후반부에는 새타령 사설이 덧붙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동편제 중 고제로 평가되는 이선유 판소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즉, 심정순 바디 <고고천변>은 당대의 타 유파 소리에 비하여 고제적 면모를 띠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심정순과 심상건의 소리가 당대의 소리에 부응하여 변화된 흔적도 살펴볼 수 있다. 이들의 <고고천변> 음반 도입부에 독특하게 토끼가 수궁에서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오는 부분에 불리는 <가자 어서 가> 대목의 사설이 일부 삽입되어 불린다. 이 부분은 원 심정순 창본에는 등장하지 않은뿐 아니라, 사설의 내용이 심정순 수궁가 보다는 다른 동편제 및 서편제 수궁가의 사설과 더 유사성을 띤다. 즉, 심정순과 심상건 공히, 음반을 발매하며 당시 유행하던 소리를 그들의 소리에 삽입, 변화 시켰다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심상건은 심정순의 판소리를 잇되, <고고천변> 후반부에 ‘새타령’ 사설을 길게 추가하여 당대에 유행하던 <고고천변>과 유사한 형태를 띠도록 그의 소리를 변화시켰다. 이는 심정순 및 심상건의 소리가 옛 스타일을 고수하며 당대의 소리에 부합하지 못하였다고 알려진 그간의 연구와는 달리, 이들 역시 당시 유행하던 소리를 흡수하며 극히 일부지만 변화를 꾀하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리고 심상건에게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어 나타난다. 음악면에서 심정순의 <고고천변>은 전형적인 평조로 선율을 구사하며, 선율 진행이나 리듬에서 담담하고 평평한 진행을 보인다. 심상건은 심정순의 소리를 잇고 있는 바, 전반부에서는 심정순과 동일하게 sol(요성)·do'·re' 세 음 중심으로 평탄하고 단조로운 선율을 구사한다. 그러나 후반부에 이르면 고음역으로 소리하며 고음과 저음의 매우 큰 폭으로 도약진행하면서, 전체적으로 평평한 진행을 보였던 전반부와 구별된다. 또한 후반부의 ‘새타령’ 사설 부분에서는 우조로 선법이 전환되고, mi·la·do' 3음 중심의 계면조 스타일의 선율이 일부 사용되며 반드름 형태를 보인다. 후반부의 이와 같은 특징은 송만갑이나 김창환의 소리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특징으로, 심상건은 당대 유행하던 <고고천변> 후반부의 사설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사설뿐만 아니라 이 부분의 음악 내용까지 수용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 전체적으로 심정순 바디 <고고천변>은 사설 및 음악면에서 당대 유행하던 다른 유파의 <고고천변>과는 달리, 사설면에서 고제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고론, 음악면에서도 전형적인 평조 선율로 구성되며, <고고천변> 본연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다만 심정순의,<매일신보> 창본 사설과는 달리, 이들의 음반 녹음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소리를 일부 삽입하여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고자 했던 점을 살펴볼 수 있다. 더구나 심상건에게서는 이러한 변화가 사설 및 음악 모든 면에서 더욱 두드러져, 심정순 계보 안에서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Junggoje Pansori has slightly different characteristics from Dongpyeon-je or Seopyeon-je Pansori which have been passed down up to this day in lyrics and melody. Among Junggoje, Jeong-soon Shim's Pansori show more distinctive form. This study has considered the characteristics of Jeong-soon Shim's badis distinguished from other badis and compared Jeong-soon Shim's and Sang-geon Shim's song with the part of <Gogocheonbyeon> in Soo-goong-ka. When looking into the characteristics of text, Jeong-soon Shim's badi <Gogocheonbyeon> has a lot of texts which are not found in other bodis <Gogocheonbyeon> in the part where the turtle Byeoljubu comes to the surface and recites the landscape. In this part, the feelings of Byeoljubu which reaches the shore to catch the rabbit is indirectly expressed and many historical figures such as Doojami, Emperor wu of the Han Dynasty, Seowangmo, Emperor chohee of the Cho Dynasty, Kangtaegong and Ebi appear with narration of very long text. In contrast, the text of Saetaryeong (Bird Song) in the latter half is very short. Both characteristics can be interpreted as the characteristic of old badis, for the text of <Gogocheonbyeon>, which was recorded in <Geumbo>, a score for yanggeom published in 1879, shows a similar form with Jeong-soon Shim. In addition, the same characteristics are found in Seon-yu Lee’s Pansori which is evaluated as an old style of Dongpyeon-je. At the same time, some traces, which indicate that Jeong-soon Shim’s and Sang-geon Shim’s Pansori were changed in accord with the Pansori in those days, can be found. In the introduction of their albums <Gogocheonbyeon>, the text of the part of <Come on, let’s go> is partially inserted and sung. This text is more similar with those texts of other Dongpyeon-je and Seopyeon-je Soo-goong-ga than Jeong-soon Shim’ Soo-goong-ga. Moreover, Sang-geon Shim succeeded to Jeong-soon Shim’s Pansori but added the text of Saetaryeong lengthily in the latter half of <Gogocheonbyeon> and changed his song so that it could assume the form similar with <Gogocheonbyeon> prevailing at the time. This demonstrates that unlike the previous studies showing that Jeong-soon Shim’s Pansori stuck to an old style and could not accord with the Pansori at the time, Jeong-soon Shim and Sang-geon Shim tried to absorb the Pansori prevailing at that time and change even a small amount. And this tendency is more intensified in Sang-geon Shim In the side of melody, Jeong-soon Shim’s <Gogocheonbyeon> has a command of melody with typical Pyeongjo and shows a calm and flat progress both in melody and rhythm. Sang-geon Shim succeeds to Jeong-soon Shim’s Pansori. In the first half, he has a command of an even and simple melody centering on three notes of sol(used vibrato), do' and re', as same as Jeong-soon Shim. In the latter half, however, he sings a song in the upper register and leaps between high note and low note with a wide variation. In the part of Saetaryeong, a mode is changed into Ujo and a melody of the Kemyeonjo style centering on three notes of mi, la and do' is partially used. These characteristics in the latter half can also be found in Man-gap Song’s or Chang-hwan Kim’s Pansori. Therefore, it can be inferred that Sang-geon Shim accommodated not only the text but also the melody in the process of inserting the text of the latter half of <Gogocheonbyeong> prevailing at that time. In general, Jeong-soon Shim’s badi <Gogocheonbyeon> has the characteristics slightly distinguished from <Gogocheonbyeon> of other badis which prevailed at that time both in the text and the melody. It shows the characteristics of old style in the text. It is also configured with the melody of typical Pyeongjo, showing the characteristics of the original <Gogocheonbyeon> well. But, it can be glanced

1. 서론

2. 심정순 바디 <고고천변>의 사설

3. 심정순 바디 <고고천변>의 음악

4.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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