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쏭바강』에 나타난 비판적 인식의 재고

Reconsidering the Critical Consciousness in The Songba River Far Away

본 연구는 박영한의 소설 『머나먼 쏭바강』에는 순수한 사실주의 서사로 읽었을 때와는 다른 의미가, 그래서 대중적 로맨스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해석적 코드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본 논문에서는 우선, 미국의 베트남전 소설이 구사한다고 주로 지적되는 “피해자 담론”의 관점에서 박영한의 소설을 검토한다. 미국 베트남전 서사는 참전 미군도 피해자였다는 논법으로 전쟁에 대한 미국의 역사적 책임을 면하려고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머나먼 쏭바강』의 주인공과 작가가 파병에 대해 취하는 입장이 미국소설의 피해자 담론 및 한국 파병 군인들의 입을 통해 유통되었던 베트남 담론과는 어떤 점에서 닮았고 또 다른지를 논의한다. 이어서 역사적 맥락과의 관계에서 소설의 내용 중 특히 두 대목의 해석적 가능성에 집중한다. 첫째 대목은 한국군 환자 수용소의 실질적인 지배자 오 상사와 환자 사병들의 관계인데, 본 연구에서는 이 일화를 알레고리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두 번째 대목은 나트랑에 있는 랑 부인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크리스마스 파티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 두 대목을 월남전의 배경이 되는 당대 국내 정치 및 2차 세계대전 후 국제 정치와의 참조 관계에서 읽어냄으로써, 박영한의 “대중적 로맨스”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역사의식을 복구한다.

This paper is premised on the idea that a different meaning or a different set of hermeneutic codes are detectable in Park Yong-han’s The Songba River Far Away than those attributed from a realistic perspective to the novel. It starts with charting th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between Park’s novel and the so-called “victim discourse” commonly found in the American Vietnam War fiction, which is reputedly employed in order to exempt American GIs from the responsibilities for the horrendous war crimes. This paper then proceeds to focus on what it deems to be two crucial episodes in the novel in order to tease out alternative meanings from the text. One such episode is found i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outh Korean patient soldiers and master sergeant Oh, the virtual ruler of the army clinic camp in Vietnam, which this research approaches as an allegory. The other is the Christmas party held at Lang’s mansion in Nha Trang. This paper recovers a critique of the US-led world order or a critical consciousness within the novel by reading the two episodes in relation to the South Korean politics of the time and the postwar international rel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