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992년도에 ‘군사변환’(defense transformation)1)을 시작하였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러시아 초대 대통령 옐친 재임 기간 중 시도되었던 다양한 군사개혁은 그다지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반면, 2000~2005년 기간 동안 러시아에서 새로 시작된 군사변환 단계에서는 충분한 자원이 투입되어 러시아의 군사 및 안보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도 끌고 있다. 러시아가 유라시아의 주요 군사강국으로 존재하는 한, 러시아의 군사개혁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러시아의 주변 국가들에게 - 서쪽, 남쪽 방면, 그리고 동쪽 방면에 걸쳐 - 일정 수준의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본 논문은 러시아 군사변환에 관한 다음과 같은 현상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러시아 국가 발전의 일부로서 군사 개혁의 핵심; 2000-2005년까지 군사변환의 결과; 러시아 군사변환이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내용이다. 본 연구 결과 도출한 주요 결론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92년 이후 러시아에서 추진된 군사변환은 가히 혁명적인 차원이며, 완전히 새로운 국내외 환경 하에서 새로운 군사조직을 창조하는 목표를 두고 이루어졌다. 군사변환은 군사시스템의 모든 분야(러시아연방군, 다른 안보 부처들의 무장 조직, 방위산업 등)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민?군관계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러시아 (국방부소속의) 정규군의 개혁이 군사변환의 핵심을 이룬다. 군사변환 그 자체는 최초이자 ‘혁명적’이지만 국가의 군사력 발전(군사력 건설)에 요구되는 보다 장기적인 과정을 고려할 때 시간상으로 제약사항이 있다. 군사력 건설은 현재 러시아 국방정책의 으뜸가는 목표이다. 군사력 건설의 우선 순위는 현대 전장과 무력 충돌에 있어 러시아군이 당면할 수 있는 임무들과 무장 충돌(전쟁행위)의 주개념 발전에 있어서의 추세에 의거해 결정된다. 둘째, 푸틴-이바노프 팀은 몇 개월이 아닌 4년이나 되는 기간을 투입, 군사력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념을 구상해냈으나 전 국가 차원의 군사조직 발전에 대한 이념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이념 구상 과정이 평탄하지도 않았지만 투명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도 안보 관련 부처들과 국가기관들의 계획들을 모두 총괄하는 국가차원 군사력 발전에 대한 정부차원의 프로그램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군사력 발전) 이념과 실행 과정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하고 있다. 2005년 말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2006-2010년 러시아 군사력 증강 계획’을 새로이 작성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바노프는 미래 군사력 발전을 위한 두 가지 우선 중점을 밝혔다. 그 중 하나는 지역사령부 체제를 창설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국방 인프라를 시장 체제에 의거해 변환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셋째, 러시아의 핵 무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러시아를 겨냥하는 전면전의 위협은 물론, 타국에 의한 정치적 혹은 군사적 압박으로부터 러시아와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억지력으로 남아있다. START II 협정과 같은 제약장치의 부재와 국방예산의 증대는 러시아로 하여금 자국의 전략핵 전력을 적정화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동 전력을 현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핵무장은 러시아연방으로 하여금 당분간 재래식 군사력과 군사적 기술 사이에 내재하는 격차를 상쇄하는 기능을 할 것이다. 넷째, 2000~2006년 기간 동안의 러시아 군사변환은 국가의 군사조직에 있어 부정적인 발전(군사력의 하락)을 중단시키기 위한 어렵고도 다방면의 총합적인 노력 과정이었다. 이러한 과정의 이념과 결과는 주로 몇 가지 대내외적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를 열거하면 러시아 국가권력의 강화, 테러조직의 공격 도발, 국가의 재정적인 능력,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NATO의 팽창, 그리고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이다.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군사개혁은 러시아 군사력 건설의 공인된 목표였다. 그 후 군사개혁은 러시아연방군의 개혁을 의미하게 되었다.원래의 ‘혁명적인 접근방법’ (revolutionary approach)은 ‘점진적인 접근방법’(evolutionary approach)으로 전환되었다. 동시에 군사력의 현대화도 러시아 군사력 발전의 도구가 되었다. 아울러 군사력 현대화 과정에 방위산업 기반의 확충도 포함시키려는 시도도 이뤄졌다. 이로써 러시아의 군사 변환은 하나의 과정이지 목표가 아님이 명백해졌다. 러시아는 상황을 안정화시키고 군사력의 하락과 연계된 부정적인 추세를 중단시키려고 노력하였다. 급진적인 재편과 감축이 전개되었다. 국방부와 총참모부는 지상군과 해군의 전력 정비 중점들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발전시켰다. 군사비 지출을 보장하려는 장치도 안정을 찾았다. 그 결과, 러시아군의 생존성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군사력 정비라는 차원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외부에서 투입되는 국가 재정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러시아에 있어 군사력 증강을 위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받쳐주는 추동력은 여전히 없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시민사회는 국가의 국방 및 안보 변환과 관련해 매우 작은 영향력을 행사할 뿐이다. 시민-군사(민?군) 상호관계에 있어 중요한 개선 현황을 요약하면 문민 통제의 공식 천명, 국방예산 일부에 대한 공개성, 대체복무제의 도입, 그리고 자원병제의 시행 개시를 들 수 있다. 러시아 국방정책이 그간 일관성은 지니고 있었으나,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못했다. 러시아연방 차원의 통합된 군사조직은 여전히 구축되지 못했다. 또한 기술적인 병참지원 체계상의 통합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군사 영역에 있어서의 국가 기관들 간 정책 이행 상의 좀 더 명확한 임무 분장이 여전히 필요하다. 국방 및 안보 영역에 있어 관리상의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섯째, 러시아 극동에 있어 2000~2005년 기간 동안의 군사력 발전을 진단하자면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다. 러시아는 하나의 지역 군사 강국으로 남아 있다. 러시아 방위태세에 있어 동북아시아전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한 급진적인 변화는 없었다. 전력과 병력 상의 모든 감축과 변화는 사전 계획되었던 것이거나 자연적인 요인(자원의 제약, 혹은 장비의 노후화)에 의해 일어났다. 병력의 감축 과정은 중단되었으며, 그 현대화를 위해 수정되었다. 병력과 야전부대들에 있어 작전 및 전투 상의 훈련이 재개되었고, 강화되었다. 러시아 극동 군사력의 전투임무태세는 점차 개선되어왔다. 그러나 비재래식 위협을 퇴치하고 ‘미래전’에서의 전투 임무와 훈련의 실질적인 핵심 목표를 겨냥한 훈련의 공인된 목표들까지 항상 달성되거나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러?중 연합 군사훈련이야말로 그 같은 실상을 입증해준 사례였다. 역내 국가들 간의 군사협력은 지역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주요 동인(動因)으로 남아있다. 러시아와 중국 간의 해외 군사협력은 지난 몇 해 동안 강화되었다. 러ㆍ중군사협력은 러시아의 군수?방산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의 발전과 전반적인 국방정책과 군사력 정비에 영향을 끼치는 실질적인 동인이었다. 동북아시아에 있어 러시아 군사력 정비가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의 농도는 가까운 미래에도 현재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수준은 러시아의 경제 정책과 경제 역량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Ⅰ. Why Defense Transformation?
Ⅱ. Military Reform as an Objective and Method (Means) of the Russian Defense Policy
Ⅲ. Russian Defense Transformation at the Beginning ofthe 21st Century: achievements or problem?
Ⅳ. Possible Implications of the Russian DefenseTransformation for Northeast 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