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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법평론 제 32호.jpg
KCI등재 학술저널

집회 장소 규제 비판

집시법 제11조를 중심으로

이 글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한 집회장소 규제의 적정성 여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글에서는 집회장소 규제를 공공기관 인근 집회 금지와 기타의 장소 규제로 나누어 살펴보았고,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관한 국제인권규범의 내용을 정리한 세 가지 인권문서, 즉 인권위원회의 일반논평 제37호, 베니스 위원회의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관한 지침, 그리고 유럽인권재판소의 집회의 자유 해설서를 평가 준거로 삼았다. 그 결과 공공기관 인근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집시법 제11조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국제인권기준에 배치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첫째, 제11조는 ‘원칙적 금지와 예외적 허용’을 정함으로써 자유와 규제의 관계를 뒤집어버리는 한편 헌법이 보장하는 소중한 권리를 규제당국에 의해 자의적으로 규제될 수 있는 하나의 특권으로 변질시켜 버린다. 둘째, 제11조에서 집회 금지 장소로 정한 기관 또는 시설들은 공공장소로 여겨져야 할 법원, 의회, 대통령 관저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장소들 안이나 주변에서의 집회에 대한 제한은 구체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하고 엄격하게 한정되어야 한다는 국제인권법상의 기준들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셋째, 제11조는 집회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 장소들을 뚜렷하지도 구체적이지도 않은 이유로 집회 금지 장소로 정함으로써, 특정 장소에서 집회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의 입법화는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충분한 정당화 근거가 필요하다는 국제인권법상의 요청을 완전히 외면한 것이다. 넷째, 공공기관 인근 집회 금지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전적으로 규제당국의 재량 또는 자의에 맡겨져 있어, 집회를 제한하는 법률은 “개인이 자신의 행위가 법률을 위반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위반에 대하여 어떤 결과가 있을 것인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할 만큼 충분히 엄밀해야 한다.”는 합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다섯째, 공공기관 인근 집회 금지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정할 객관적 기준의 결여로 인하여 결국 규제당국은 누가 집회의 주최자인지를 기준으로 예외 사유 해당 여부를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제인권기준들에서 강조하는 비차별 원칙에도 반한다. 요컨대, 공공기관 인근 집회의 원칙적 금지는 기타의 장소 규제와 결합하여, 헌법과 국제인권규범이 소중한 권리로 선언한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유명무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들 장소 규제를 핵심적 요소로 삼고 있는 집시법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집시법은 오로지 폐지됨으로써만 집회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이바지할 수 있다.

This thesis is aimed at critically evaluating place restrictions of the Assembly and Demonstration Act(ADA, hereinafter) on peaceful assemblies. For this purpose, I examined whether article 11 of the ADA regulating the place of assemblies is compatible with the obligations of the states to protect and promote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stipulated in various international human rights norms. While the main subject of this article is article 11 designating the perimeters of places such as courts, parliaments or other official buildings as areas where assemblies may not take place, Articles 8 and 12 are also studied insofar as they contribute to the suppression of the right to freedom of peaceful assemblies. The assessment of those provisions is carried out in accordance with international human rights standards, which are well summarized in such documents as General Comment No. 37 by Human Rights Committee (2020), Guidelines on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by OSCE Office for Democratic Institutions and Human Rights (OSCE/ODIHR) (2010), and Guide on Article 11 of the Convention: Freedom of assembly and association by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2021). In the course of the assessment, I could demonstrate, above all, that Article 11 of the ADA is contrary to the international human rights standards. First, it inverts the relationship between freedom and restrictions by imposing bans on the location of assemblies as the rule and then allowing exceptions. Second, Article 11, prohibiting assemblies near locations that should be considered as public places, runs counter to the international norm that any restrictions on assemblies in and around such places be specifically justified and narrowly circumscribed. Third, under Article 11, whether an assembly falls within the exceptions therein or not is left entirely to the discretion of the regulatory authorities, which would be against the principle of legality the core of which is predictability. Fourth and finally, Article 11, making the judgment on admissibility of assemblies near such places depend on who the organizer of the assembly is, constitutes a violation of the principle of non-discrimination. In short, the ADA, combining the prohibition of assemblies near major public institutions and other place restrictions, makes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nominal and meaningless. Therefore the ADA has no reason to exist. The ADA can contribute to freedom of peaceful assembly and democracy only by being abolished.

Ⅰ. 서론

Ⅱ. 집회 장소 규제에 관한 집시법 및 헌법재판소 결정의 변화

Ⅲ. 집회 장소 규제와 관련한 국제인권기준

Ⅳ. 국제인권기준에 비추어 본 집시법상 장소 규제의 평가

Ⅴ.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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