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세기』는 신라인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책이며 동시에 쓸 필요도 없는 책이다. 그 『화랑세기』에는 신라인이 쓴 신라버전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기에 『화랑세기』는 지금까지 중시할 수밖에 없던 고려버전의 『三國史記』나 『三國遺事』를 넘어, 신라인의 신라 이야기로서 신라의 역사를 살려낼 수 있게 만든다. 이 글에서 필자는 『화랑세기』를 통하여 신라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방법을 통해, 『화랑세기』가 위서일 수 없다는 사실을 논증하려 하였다. 본고에서는 이를 위해 『화랑세기』를 통해 화랑도의 파맥 중 가야파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을 하였다. 『화랑세기』에 따르면, 15세 풍월주 유신공은 眞骨·大元·加耶 3파의 자손이라고 하였다. 김유신은 그의 어머니 만명부인의 姻統을 이어받아 진골정통으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 서현이 대원신통이었다. 거기에 더하여 김유신은 수로왕의 부계혈통을 이은 후손으로서 서현-김유신(15세 풍월주)으로 이어지는 가야정통이었다. 가야정통은 수로왕을 시조로 하는 구충왕과 그의 일족들이 신라에 항복하여 신라인이 된 후 형성하였던 파맥이다. 구충왕(구해, 구형)과 무력이 신라에 항복할 때 그들에게는 진골의 피가 많이 들어 있었으며, 그 결과 구충왕과 그를 시조로 하는 宗族(lineage)의 자손들은 신라의 골품신분 중 진골로 편입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화랑세기』 15세 풍월주 유신공 조의 세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유신이 신라 사회 안에서 차지하는 사회적·정치적 지위를 분명히 밝힌 자료라 하겠다. 그와 달리 비정통 가야파는 신라인 아버지와 가야(특히 대가야, 북국) 왕의 딸들 즉 공주들이 신라로 시집와서 낳은 아들들이 화랑도에 들어가 가야파를 이룬 경우이다. 외가계통이 가야였던 천주공과 문노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후 시대에 가야파라는 파는 기본적으로 부계계승을 통해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신라의 사회체제가 부계제 사회였기 때문이다. 신라인들이 남국(금관국)인을 중심으로 한 가야인들과 북국 여자와 혼인하여 낳은 문노나 천주공 그리고 그들의 후손을 가야파로 인정한 것은 신라인들의 피정복민 정책의 한 단면과 그 융통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이후 김유신은 진골정통·대원신통·가야파로 나뉜 파맥에 대해 3파의 자손으로서 골품과 파맥을 뛰어넘어 화랑도를 거느리면서 各徒를 화합시키려 노력하였고, 신라 오리진이라는 역사적 유산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다.
Hwarangsegi(『花郞世紀』) is a book which could not be written by Silla people, and does not have to be written if a writer was not Silla people. In Hwarangsegi, there are Silla-version narratives which are written by Silla people. Therefore, Hwarangsegi makes us reenact narratives of Silla written by Silla people beyond the Goryeo-version narratives of Samguksagi(『三國史記』) or Samgukyusa(『三國遺事』), which has been held in great regard up to now. I tried to reveal the history of Silla by Hwarangsegi, and demonstrate Hwarangsegi cannot be a forged book. For these purposes, I tried to reveal the meaning of Gaya group(加耶派), a group in Hwarangdo, in this paper. Following Hwarangsegi, 15thth Pungweolju (風月主) Yu-sin is a descendant of three groups, Chin’gol(眞骨)·Taewŏn(大元)·Gaya(加耶). Kim Yu-sin is a descendant of Chin’golchŏnt'ong(眞骨正統) which is succeeded following a maternal line of mother Lady Manmyeong(萬明夫人), and his father Seo-hyeon(舒玄) belonged to Taewŏnsint’ong(大元神統). Furtheemore, Kim Yu-sin was a descendant of King Suro(首露王) which is succeeded following a paternal line. He belonged to authentic Gaya group, which was succeeded from Seo-hyeon to Kim Yu-sin(15th Pungweolju). when King Guchung(Guhae, Guhyeong) and Muryeok surrendered to Silla, they were tied intimately by Jingol(眞骨) group of Silla, so King Guchung and his descendants in his lineage(宗族) could be included in Jingol group of Silla. In that view, the lineage of Yu-sin in Hwarangsegi shows clearly his social and political status, although it was written directly in that book. On the other hand, non-authentic Gaya group was originated from sons between Silla people fathers and princesses of Gaya(especially Dae-gaya, ‘North state’) moved into Silla. The sons participated in Hwarangdo and created Gaya group. Cheonju-gong(天柱公) and Munno(文弩) are representative examples, whose lineage were connected with Gaya. Nevertheless, a qualification of Gaya group was succeeded following the paternal line. It was because Silla was a patriarchy society. There were two factions of Gaya group. One was organized by Gaya people from ‘Namguk’(Geumgwan-guk). The other was sons who were born between Silla men and Gaya(especially ‘Bukguk’) women like Munno and Cheonju-gong, and their descendants. The fact that Silla acknowledged both two factions as Gaya group can be viewed as a part of policies to conquered people and its flexibility. After then, Kim Yu-sin struggled to harmonize three groups and leaded Hwarangdo as a descendant of three groups. By this effort, Kim Yu-sin contributed to creating a historical legacy called ‘Silla origin’.
Ⅰ. 머리말
Ⅱ. 신라 화랑도 파맥의 형성과 변동
Ⅲ. 진골정통·대원신통·가야파 3파의 자손이 되었다는 김유신
Ⅳ. 신라 화랑도의 파맥 중 가야파의 정체
Ⅴ. 가야파의 특성, 그 존재 이유 그리고 파맥의 확산
Ⅵ.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