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나라의 도다이지(東大寺) 사찰에 위치한 8세기 일본의 쇼소인(正倉院)보고의 성격을 죽은 군주를 추모하고 그의 사후세계를 상징하는 이행기적 공간으로 보고, 이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쇼소인 보고의 핵심적인 보물들은 756년에 죽은 남편 쇼무 천황을 애도하고자 고묘 황후(光明皇后, 701~760년)가 도다이지의 대불에게 헌납한 것들이다. 전통적으로 쇼소인의 예술품들은 나라 궁정이 당나라의 문화,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당의 수도 長安의 국제적인 분위기를 흉내내던 시도라고 여겨졌다. 그리고 페르시아나 중앙아시아의 예술적 전통에 영향을 받은 유물이 많았기에, 쇼소인은 “실크로드의 최종 목적지”라고 불려 왔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쇼무 천황의 애장품을 도다이지의 대불에게 봉헌하는 행위, 그리고 일부 보물들의 성격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보고 다른 해석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고는 쇼소인이 쇼무 천황의 보살왕으로서의 이미지를 완성할 뿐 아니라, 그의 영혼이 사후세계로 떠날 때 인도해주는 무덤과도 같은 기능을 한다고 역설한다. 두 번째 관점은 특히나 새로운 해석이다. 여기에서, 華厳經의 우주론은 쇼소인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쇼소인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는 작품인 〈도리게리쓰조 병풍(鳥毛立女屏風)〉은 화엄경의 우주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깃털 옷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불멸의 존재나 天女 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의 특징이다. 7-8세기 중국의 무덤 벽화 상당수에 등장하는 나무 아래 서 있는 인물들은 틀림없이 도교에서 말하는 불멸의 존재라는 점이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고묘 황후가 쇼무 천황의 애장품을 대불에게 헌납할 때 쓴 발원문은 화엄경, 그리고 이와 관련된 불교의 별자리에 따른 정교한 불교적 우주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서 고묘 황후는 쇼무 천황이 불멸의 仙義가 되어 十地를 지나 전능함과 광명이 존재하는 비로자나불이 계신 蓮華蔵世界로 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 쇼소인에 소장된 다른 병풍들에도 쇼무 천황이 화엄경 우주를 지나는 여정이 그려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병풍들은 우리가 지금껏 쇼소인 보고에 대해 가져 왔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야 함을 보여 준다. 즉, 쇼소인은 무덤이었다는 것이다. 즉, 애초에 헌납된 물품들은 죽은 이의 애장품과 그의 사후세계에 대한 열망을 담은 상징적인 물건들이 합쳐져, 부장품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것이다.
This study examines the nature of Japan’s eighth-century Shōsōin 正倉院 Treasury in Nara’s Tōdaiji 東大寺 monastery as a liminal “space” that constitutes a symbolic site of remembrance and afterlife for the deceased sovereign. The core of the Shōsōin collection consists of objects dedicated by Empress Kōmyō 光明皇后(701-760) to Tōdaiji’s Great Buddha to commemorate her husband Shōmu 聖武 upon his death in 756. Traditionally the Shōsōin artworks have been understood to manifest the Nara court’s emulation of Tang imperial culture, and by extension the cosmopolitanism of its capital Chang’an 長安. And because of the numerous objects influenced by Persian or Central Asian artistic traditions, the Shōsōin has been referred to as “the final destination of the Silk Road.” This study, however, takes a closer look at the act of donating Shōmu’s belonging to the Tōdaiji Great Buddha, as well as the nature of some of its objects, to consider alternative interpretations. It argues that the Shōsōin consummates Shōmu’s image as a bodhisattva-king, and that it also functions as something like a tomb that is meant to guide the journey of Shōmu’s spirit in the afterlife. The second point offers a particularly new interpretation. In this regard, the cosmology of The Flower Garland Sutra(S. Avatamsaka sūtra, J. Kegon kyō 華厳經) plays an important role in unfderstanding the nature of the Shōsōin. One of the Treasury’s most celebrated works, Standing Beauties Adorned with Bird Feathers(J. Torige ritsujo no byōbu 鳥毛立女屏風), I argue, is closely related to the cosmology of The Flower Garland Sutra. The feathered robe was a common attribute of both immortals and heavenly maidens(C. tiannu, J. tennyo 天女) in the Buddhist pantheon. This interpretation is further supported by the fact that in many seventh- and eighth-century Chinese tomb paintings, the figures rendered under trees are clearly Daoist immortals. Empress Kōmyō’s inscription dedicating Shōmu’s belongings to the Great Buddha presupposes an elaborate Buddhist cosmology based upon The Flower Garland Sutra and a related constellation of Buddhist texts. There Kōmyō expresses a wish for Shōmu to pass through the Ten Heavens(S. bhūmis, J. jūchi 十地) as an immortal(J. sengi 仙義) before joining the Buddha Vairocana in his Lotus Universe(J. Rengezō sekai 蓮華蔵世界), a world of all-pervading omniscient awareness. It is likely that many of the other screens in the Shōsōin collection are related to Shōmu’s journey through this Flower Garland cosmology. The screens also necessitate a startling reorientation of our understanding of the Treasury as a whole: Shōsōin is a tomb. That is to say, its initial donation of objects, as a whole, functioned in a manner akin to tomb objects, which mixed the possessions of the deceased with symbolic objects that complemented specific aspirations for its afterlife.
Ⅰ. 머리말
Ⅱ. 새로운 군주상의 등장
Ⅲ. 쇼무 천황의 사후세계관
Ⅳ.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