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가 중앙의 역사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8세기 후반 김주원이 명주에 퇴거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또한 호족세력의 등장과 함께 굴산사를 중심으로 굴산선문이 크게 성장하였으며,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김주원계의 지원 하에 굴산선문이 선종의 핵심도량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명주의 호족 세력이나 굴산문의 선승 및 그 단월(시주 및 지원)세력들을 대부분 김주원계와 연결시키고 있는 종래의 견해는 문제가 있으며, 이는 신라 말 명주 일대가 김주원의 후손이 지배해 왔을 것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게 고착화 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김주원계의 영향력이 신라 말에도 여전히 지속되었을 것이라는 점은 추론이 가능하지만,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 일대에서 활동하던 호족세력을 모두 김주원 후손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신라 말, 명주에는 김주원계 뿐만이 아니라 여러 부류의 호족집단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중 왕순식은 본래 성이 없었는데 왕건에게 귀부한 뒤 왕씨가 되었다. 따라서 그는 김주원과도 무관하며 김씨도 아니다. 왕순식과 함께 태조에게 귀부한 왕경도 새롭게 성장한 토착호족이다. 한편 후삼국기에도 활동한 김주원계가 있었는데 왕예가 그 대표적인 인물로, 그 역시 고려 왕실과 혼인하면서 통일 이후 왕순식을 대신해서 명주의 대표적인 호족으로 성장하였다. 또 진골이나 6두품 출신으로 명주의 지방관으로 파견되었다가 지방 세력화된 경우도 있다. 범일을 굴산사로 초청한 金公이라든가, 범일의 조부인 명주도독 金述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즉 명주호족의 지배체제는 복수의 호족집단이 중층적인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던 ‘호족연합 지배체제’였다고 할 수 있다. 명주의 호족연합체를 주도해간 지배세력은 시기에 따라 변하였는데, 후삼국 이전까지는 김주원계가 명주를 지배했을 것으로 보인다. 후삼국시대에 와서는 왕순식이 새로운 지배세력으로 등장하였으나, 고려 왕실의 견제를 받아 후삼국 통일이후에 급격하게 쇠퇴하였다. 대신 김주원계인 왕예라든가 순식의 휘하에 있던 왕경이 고려 왕실의 지원을 받으면서 새로운 지배 호족으로 다시 등장하였다. 그러나 이들도 고려 귀족 사회가 성립되면서 중앙의 지배질서에 편입되어 吏族化되었다. 신라 말 명주에는 범일이 굴산사에 주지하면서 굴산선문이 크게 성장하였다. 범일은 김주원계와는 상관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를 후원해준 세력도 김주원계라기 보다는 오히려 신라 왕실 및 명주에 내려온 진골출신 지방관의 지원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범일은 중앙의 권위를 통해 지방민에 대해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었고, 한편 신라 왕실에서도 그를 통하여 지방의 민심을 회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범일은 처음 중앙과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굴산사를 크게 성장시킬 수 있었으나, 후삼국시대에 이르러 점차 신라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굴산사의 영향력도 쇠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제자인 개청이 명주 호족인 민규의 도움으로 보현사(지장선원)에 옮겨 주지하였고, 이어 명주의 대호족인 왕순식과 왕예 및 그 밖에 중소 호족들의 대대적인 후원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굴산선문을 크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다.
Myeonju began to actively appear in the historial stage of the central areas when Kim Ju-won returned to Myeongju to live in the late 8th century. And along with appearance of powerful families, Gulsan School had much grown centered on Gulsan temple. According to existing studies, Gulsan School could grow as an essential enlightenment site of meditation sect by sponsorship of Kim Ju-won line. But such an opinion shows too strong fixed recognition : descendents of Kim Ju-won would have ruled Myeongju area in the end of Silla. Linking powerful families in Myeongju, Zen monk, donation or supporter groups to Kim Ju-won line only is inappropriate. Of course, it can be assumed that influences of Kim Ju-won line had continued even late Silla. But from considering then situation, it would be somewhat unreasonable to link all powerful families in the area to descendents of Kim ju-won. In late silla, there were not only Kim Ju- won line but also several kinds. of local gentry groups in Myeongju. Among them was Wang Sun-sik who originally did not have family name but after obeying Wang geon, family name Wang was granted. Accordingly, he was not related to Kim ju-won and was not Kim family. moreover, along with Wang sun-sik, Wang gyeon who obeyed Taejo was newly emerging local gentry group. On the other hand, there were Kim Ju-wan line who acted in Later Tree kingdoms and Wang yea was a representative figure. As he got married with Goryeo royal family, he, instead of Wang Sun-sik, had grown as a representative powerful families in Myeongju. And there were persons of bone lineage or head-rank six sent to Myeongju as a local magistrates who later became regional power. The representative persons were Kim Gong(金公) who invited Beomil to Gulsan Temple, Kim Sul-won, Governor of Myeongju and grandfather of Beomil. That is, the ruling system of Myeongju local gentry was ‘ruling system of allied powerful families’ where local gentry groups over two had ruling structure in multi-layers. Ruling power leading allied powerful families body was changed according th period. It seems that before Later Three kingdoms, Kim Ju-won line governed Myeongju. Entering Later Three kingdoms, Wang Sun-sik appeared as a new ruling power. But they sharply declined after unification of Later Three kingdoms due to ckecks from royal family. Instead, Wang yea of Kim Ju-won line or Wang gyeong under Wang Sun-sik appeared again as a new ruilng local gentry by sponsorship of Goryeo royal family. but they were included to governing order of central government and became aristocrats, as Goryeo civil official society was formed.
Ⅰ. 머리말
Ⅱ. 명주호족의 성장
Ⅲ. 명주호족의 지배체제
Ⅳ. 명주호족과 굴산사
Ⅴ.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