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최근 검색어 전체 삭제
다국어입력
즐겨찾기0
한국고전연구(韓國古典硏究) 제65권.jpg
KCI등재 학술저널

<성진사전>의 문제의식과 사회적 갈등의 해소 양상

A Study on the Social Critical Consciousness and the Way of Resolution of Social Conflict in <Seong Jinsa-Jeon>

<성진사전>은 조선 후기 문인 이옥이 지은 상주의 진사 성희룡이 겪은 사기 사건을다루고 있다. 그런데 <성진사전>의 문제의식은 단순히 사기 사건에만 머무르지 않고 흉년으로 발생한 유민들의 모습을 통해 조선 사회의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과 양반과 양민, 부자와 빈민 간의 계급 갈등을 주목하게 한다. <성진사전>의 의의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에 있다. <성진사전>이 갈등을 바라보는 방식과 제시하는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특히 사건의 두 주인공, 성희룡과 거지의 관계에서 초점화되는 것은 무엇인지 살피고자 하였다. 서술자는 성희룡의근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논하는데, 과연 근신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살폈다. <성진사전>에서 ‘문’은 사건이 시작되는 지점이자, 성희룡과 거지의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이다. <성진사전>의 공간은 문을 경계로 부자가 거주하는 문 안의 풍요로운 내부 공간과 거지가 되어 집을 잃고 떠도는 유민의 문밖, 외부 공간으로 구별된다. 따라서 ‘문’은 부자에게는 닫아걸고 지켜야 하는 것, 거지에게는 열어젖혀야 하는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동시에 문은 안팎의 두 세계를 연결하고 관련 짓는 통로이기도 하다. 성희룡은 문을 개방하여 거지를 또 다른 주체로 인정하고 소통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소통할 때, 타자를 중심에 두는 공감이 이루어지고 갈등 해소의 길이 열린다. 곧 ‘대면’은 문 바깥의 타자를 나와 같은 또 하나의 주체로서 인정하는 것이다. ‘근신’이란 자기 한 몸의 수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자신의 중심에 두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갈등의 해결이 단지 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 해소의 가능성은 법의 실제와 법 감정의 간극을 메우는 방법에 대한 시사점을 줄 수도 있다. 법을 기준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는 준법과 범법 간의 끝없는 대립이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인식은 자신의 법 감정을 만족시킬 더 강한 법을 요구하게 될 뿐이기 때문이다. 소통을 통해 타자를 상호 주체로서 인정할 때, 자기 자신의 양심에도 귀 기울일 수 있게 되고 감추었던 진실이 드러나며 공감을 통해 용서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성진사전>이 제시하는 갈등 해소의 방법이다. 비록 짧은 작품이지만 <성진사전>이 성취한 바는 실로 크다 하겠다.

<Seong Jinsa-Jeon> was written by Lee, Ok, a writer in the late Joseon Dynasty. It deals with a fraud case that Jinsa Seong, Hui-ryong in Sangju went through. However, the social critical consciousness of <Seong Jinsa-Jeon> draws attention to the serious economic imbalance in late Joseon society and class conflicts between the yangban and the common people, the rich and the poor through the appearance of refugees caused by famine, not just in fraud cases. In particular, the essence of <Seong Jinsa-Jeon> lies in its approach to resolving societal conflict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the perspective on and proposed solutions to conflict within <Seong Jinsa-Jeon> with a particular focu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its two protagonists, Seong, Hui-ryong and a beggar. The narrator argues that Seong, Hui-ryong's self-refinement[謹身] was instrumental in resolving the conflict, exploring the broader connotation of such self-refinement. Within <Seong Jinsa-Jeon> the ‘door’ represents both the starting point of the incident and is the boundary that separates the space between Seong, Hui-ryong and the beggar. The space in <Seong Jinsa-Jeon> is divided into a rich inner space inside the door where the rich reside along the boundary of the door, and an outer space outside the door of the refugees who become beggars and wander after losing their homes. Therefore, it is recognized that the ‘door’ should be closed and protected for the rich, and open for the beggars. Nonetheless, the door also serves as a conduit that connects and associates the two worlds inside and outside. By opening the door and recognizing the beggar as another subject, Seong, Hui-ryong facilitates conflict resolution through dialogue. Face-to-face communication fosters empathy centered on the other, paving the way for conflict resolution. In other words, ‘face-to-face’ is to recognize the other outside the door as another subject like me. ‘Self-refinement’ encompasses not only self-cultivation but also placing others at the core of one's concern. The possibility of resolving such conflicts offers insights into bridging the gap between the reality of laws and legal sentiments. In a space governed by legal standards, endless opposition between legality and illegality persists due to a binary perception that merely seeks a stronger law to satisfy one's legal sentiments. Recognizing the other as a mutual subject through communication allows for attentiveness to one's conscience, unveiling hidden truth, and enabling forgiveness through empathy. This is the way to resolve conflict suggested by <Seong Jinsa-Jeon>. Although it is a short work, what <Seong Jinsa-Jeon> has achieved is truly great.

1. 서론

2. 사기죄의 수법과 성진사 사건의 전말

3. 경계의 ‘문’과 <성진사전> 갈등의 의미

4. 통로로서의 ‘문’과 안과 밖의 변증법

5. 윤리적 관계의 회복과 ‘근신’의 의미

6. 결론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