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 ‘생애과업’과 가족돌봄의 경합

Competing Life Tasks and Family Caregiving in Young Adulthood: Focusing on the Experience of Female Young Carers

본 연구에서는 가족돌봄청년 여성의 돌봄 경험을 청년기 ‘생애과업’과 젠더화된 가족 돌봄이 경합하는 장으로 위치시킴으로써, 가족돌봄청년 논의에서 선험적으로 문제시되는 생애과업 달성의 어려움이 표준화된 청년기 시간 규범에 근거하고 있음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가족돌봄청년이 ‘돌봄으로 인해 생애과업을 실현하지 못하는 청년’으로 재현되는 경향이 나타남으로써, 그동안 젠더화된 형태로 존재했던 가족 돌봄은 몰젠더화된 수사로 재현되었다. 하지만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의 돌봄 경험은 딸의 역할 수행과 청년 여성의 역할 수행이 얽히며 구성되어 왔다. 돌봄의 젠더화, 혼인의 규범적 의미, 돌봄과 분리된 노동 구조 속에서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개인화된 방식으로 자신들의 생애 전망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들은 가족돌봄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결혼 계획을 조정하고,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족돌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하는 등, 청년기의 생애과업을 돌봄 중심적으로 재편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략들이 모두 아픈 가족에 대한 사회적 돌봄 공백으로 인한 위험을회피하기 위해 나타나는 행위성이라는 점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 사회의 현시점을 고려했을 때, 가족 돌봄에 대한 책임이 점점 더 젊은 세대에게 지워질 가능성은 농후하다. 돌봄은 취업이나 결혼이라는 생애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시작될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작금의 가족돌봄청년들이 겪는 돌봄 경험은 향후 새로운 보편적 생애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을 고용, 교육, 복지 분야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 계층 청년’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청년기 규범화된 생애과업 속에서 지속 가능한 돌봄을 수행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돌봄제공자라는 점에 주목할 것을 요한다.

This study aims to reveal that young women’s caregiving experiences in family care are a site of contestation between young adult ‘life tasks’ and gendered family care. The difficulties in achieving life tasks for young women in family care are grounded in standardized norms of young adult time. Family caregiving young adults are often portrayed as individuals who are unable to fulfill their life tasks due to caregiving responsibilities. This reproduces the previously gendered form of family caregiving in a de-gendered rhetoric, which diminishes the structural discussion of the imbalance in the distribution of care and erases the historical context of women who have traditionally taken on the responsibility of family care. Discussions of young women in family care are often framed in relation to the transition to adulthood, dichotomizing caregiving and life tasks. However, the caregiving experiences of young women in family care are better understood as an intertwining of the roles of daughter and young woman. The gendered nature of care, the normative meaning of marriage for women, and the separation of work from care have led young women in family care to develop their life prospects in individualized ways. The decision to remain unmarried or to enter the ‘young adult care track’ can be seen as a way to manage the risks associated with the lack of institutional support for sick family members. This study suggests a shift away from viewing young women in family care as ‘vulnerable youth’ who face challenges in employment, education, and welfare, and instead focuses on them as caregivers who are striving to provide sustainable care within the normative life tasks of young adulth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