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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과 역사 제12호.jpg
KCI등재 학술저널

『자연보존』을 통해 본 1970년대 자연보전 논의의 변화

The Korean Conservation Association’s Chayŏnbojon Magazine and the Conceptual Change of Nature Conservation in 1970s South Korea

DOI : 10.23202/jeeh.2024..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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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들은 1960~70년대 한국의 자연보호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적 전환의 배경을 미국 과학자들의 ‘지식 전파’에서 찾으며 한국자연보존협회 소속 생물학자들의 자연보존 운동을 미국 중심의 “자연보전”(nature conservation) 논의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이해해 왔다. 이 글은 협회의 대중계몽지인 『자연보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와 같은 전파론적 서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1960년대 중후반 협회의 생물학자들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conservation”과 “preservation”의 차이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지만, 이를 “자연보존”의 한 방법에 불과한 것으로 이해했다. 1970년대 초중반 국가권력과의 제휴 하에 대중 계몽 운동으로서 자연보존 운동을 추진하던 시기에 자연보존협회 인사들은 자연보존을 자연애호와 동일시하며 보존이라는 용어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으나, 1970년대 후반 국가가 직접 관 주도의 자연보호 운동을 추진하면서 학술적 연구에 집중하는 단체가 된 자연보존협회의 생물학자들은 정부의 자연보호와 자신들이 추구하는 자연보존을 구별하며 자연보존을 학술적, 개념으로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학술적 활동으로서의 자연보존과 정부 주도의 대중 동원 운동으로서의 자연보호를 개념적으로 구별하는 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친화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독재 정부의 자연보전 정책을 비판할 수 있는 공간을 작게나마 만들기 시작했다.

Through an in-depth examination of Chayŏnbojon Magazine, a popular environmental magazine published by the Korean Associat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KACN, Han'gukchayŏnbojonhyŏp'oe) from 1968 to the present, this paper explores the evolution of terminology related to nature conservation in South Korea during the 1970s. Initially, KACN biologists used the terms “preservation,” “conservation,” and “protection” interchangeably under the umbrella concept of “pojon” (보존). However, in the mid-1970s, while promoting the Chayŏnbojon movement (자연보존 운동)— an environmental campaign financially backed by Park Chung Hee’s authoritarian regime—they continued this ambiguous usage of “pojon.” The shift began in 1977 with the government’s launch of the nationwide Chayŏnboho movement (자연보호 운동) and the announcement of the Korean National Conservation Charter in 1978. During this period, the KACN started to delineate a clear conceptual distinction between “pojŏn” (보전) and “pojon,” a distinction that the government also adopted. The KACN biologists defined “pojon” as their specialized domain, separate from the government-led Chayŏnboho movement, and began to criticize the government’s pro-development policies. Despite this criticism, by the 1990s, the KACN had to conform to the new definitions, resulting in the current usage where “pojŏn” translates to “conservation” and “pojon” to “preservation” in Korean. This paper demonstrates that these terminological shifts were closely tied to changes in KACN’s organizational structure and goals, influenced by its political involvement and subsequent (relative) disengagement from the authoritarian regime in the 1970s.

머리말

1. 한국자연보존협회의 설립과 『자연보존』의 창간 및 재출간

2. 유신 시대와 자연보존 운동

3. 한국자연보존협회의 자연보존 운동과 자연애호로서의 자연보존

4. 관 주도 자연보호 운동 시대의 『자연보존』의 학술적 지향과 자연보존의 재개념화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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