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항인의 시각으로 본, 17세기 후반 서울의 다층적 면모와 그 의미 - 최승태의 <한양행(漢陽行)>을 중심으로
Reconstructed Seoul of the Late 17th Century: Insights from Yeohang-in(閭巷人)’s Perspective: Focusing on Choi Seung-tae’s Hanyang-hang(漢陽行)
- 한국고전연구학회
- 한국고전연구(韓國古典硏究)
- 제66권
- 2024.08
- 131 - 156 (26 pages)
본고에서는 최승태의 <한양행(漢陽行)>을 분석하여 여항 지식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17세기 후반 서울의 모습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전란과 대기근 이후에 도시화의 기반을 다지는 당대 서울의 면모를 밝히고자 하였다. 본고에서 최승태의 <한양행>에 주목한 이유는 2가지로, 첫째는 17세기의 서울을 대상으로 창작된 작품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서울 이미지 또는 그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천 과정을 파악하려면 17세기 서울을 대상으로 한 작품을 분석하여 그 특성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17세기는 전란과 대기근을 겪은 시기로, 서울의 경우 17세기는 전란으로 무너진 도성 공간과 추락한 국도의 위상을 회복하는 시기이자, 대기근으로 다시 맞이한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던 시기였다. 최승태의 <한양행>은 이러한 기반에서 창작된 것이다. 이 작품은 총 7수로, 내용상 1∼3수, 4∼7수로 나눌 수 있다. 1∼3수에서는 도성 주변의 산천과 궁궐을 통해 당시 서울의 모습을 나타냈는데, 도성을 상징하는 공간을 통해 태평성대를 누리는 공간으로 서울을 표현하였다. 4∼7수는 당시 서울을 주도하던 계층을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였는데, 이들은 각각 왕족, 역관, 고관, 하급 무관이다. 4수에서는 왕족의 화려한 저택의 모습을 통해 당시 서울의 부화한 풍조를 나타냈다. 역관의 경우 사행을 통해 부를 축적하며 서울의 신흥 계층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고관과 하급 무관의 경우, 고관은 숙직 중에 유흥을 즐기는 모습을, 하급 무관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위세를 과시하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이처럼 최승태는 <한양행>에서 다양한 계층의 인물 모습을 통해 당대 서울을 다채롭게 표현하였는데, 이는 그가 여항인의 신분으로 사적 차원에서 작품을 창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그의 시각으로 서울을 이상적인 수도의 모습으로 묘사하면서도 당시의 세태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한양행>을 창작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전란과 대기근 이후에 도시화·상업화가 시작되는 서울의 한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In this paper, we analyze Choi Seung-tae's Hanyang-hang (漢陽行) to understand the aspects of Seoul in the late 17th century from the perspective of Yeohang intellectuals. Through this analysis, we reveal how Seoul was laying the foundation for urbanization following the war and the great famine. There are two main reasons for focusing on Choi Seung-tae's Hanyang-hang. First, there has been insufficient research on works created in Seoul during the 17th century. Second, to understand the evolution of Seoul’s image and spatial perception from the early to the late Joseon Dynasty, it is essential to analyze works from the 17th century and examine their characteristics. The 17th century was a period marked by war and severe famine. For Seoul, it was a time of recovering the city walls destroyed by conflict and restoring the national highway’s status, as well as overcoming the national crisis brought about by widespread famine. Choi Seung-tae's Hanyang-hang (漢陽行) was created against this backdrop. This work consists of seven poems, which can be divided into two thematic groups: Poems 1 to 3 and Poems 4 to 7. In Poems 1 to 3, Choi Seung-tae depicts Seoul through its surrounding mountains, rivers, and palaces. The portrayal of the capital's natural features emphasizes a space of peace and prosperity rather than merely serving as a protective barrier. In Poems 4 to 7, Choi focuses on the leading classes of Seoul at the time: the royal family, interpreters, senior officials, and military officers. He highlights the opulence of the royal family's mansions, reflects on how interpreters accumulated wealth through diplomatic missions and emerged as a new social class, and depicts military officers who enjoyed leisure and flaunted their power. Through these poems, Choi Seung-tae captures the dynamic changes in Seoul's social hierarchy during this period. In this way, Choi Seung-tae conveyed the multi-layered aspects of Seoul through Hanyang-hang (漢陽行), a work he produced at a personal level as a Yeohang-in (閭巷人). Rather than portraying Seoul as an ideal capital from his own perspective, Choi Seung-tae crafted Hanyang-hang to reflect the social realities of the time. Through this approach, he depicted Seoul as a city on the brink of urbanization and commercialization, emerging after the war and the great famine.
1. 서론
2. 17세기 서울과 <한양행> 창작
3. 여항인의 시각으로 본 17세기 후반 서울의 면모
4.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