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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고도 경제성장 이후의 사회를 상상하기 - 자유주의 정치경제 체제의 위기와 ‘일본형 성숙사회’론

Imagining a Post-High-Economic-Growth Society: The Crisis of the Liberal Political Economy and the “Japanese Model of Mature Society”

DOI : 10.24939/KJH.2024.8.6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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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경제 규모의 확대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성장주의가 지배적인 사회적 상상으로 자리 잡은 사회다. 성장의 폐해에 대한 비판과 1990년대 이후의 장기 불황에도 이러한 풍조는 뿌리 깊다. 이 글에서는 그 요인 가운데 하나로,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을 표방하는 시대 전환 담론이 많은 경우 성장주의의 근저를 이루는 인식론적 전제들을 반복하고 재생산하는 현실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1970년대에 “일본형 성숙사회론”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 무라카미 야스스케(村上泰亮)의 고도성장 이후 사회에 관한 논의에 주목하여, 그 주요 논점과 인식론적 전제를 당대의 역사적 맥락에서 검토할 것이다. 성숙사회는 현재 일본에서 고도성장 이후 사회를 지칭하는 상투어로 쓰이지만, 이 개념의 역사성과 정치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이 글의 문제의식이다. 이 논문에서는 우선 성장의 한계’와 전후 자유주의 정치경체 체제의 위기가 회자되었던 1970년대를 전후한 역사적 맥락에 비추어, 데니스 가보르(Dennis Gabor)의 『성숙사회』와 무라카미의 고도 경제성장 이후 사회에 대한 구상의 성격과 특징을 밝힌다. 이들 논의의 등장을 성숙사회론의 동시대사로 이해하여, 성장의 폐해와 격차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고조되었던 당시 상황에서 성숙사회론이 이에 대항해 전후 자유주의 정치경제 체제의 기본적 전제들을 재확인하고 신보수주의적인 해법을 통해 성장주의를 복권하려는 시도였음을 분명히 한다. 아울러 무라카미가 서구 따라잡기식 근대화 비판에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접목하여 전개한 일본형 성숙사회론의 인식론적 전제들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특정한 역사성과 인식론적 한계를 내포한 성숙사회 개념으로 현대 일본을 규정하는 인습적인 사고가 성장주의로부터의 가치 전환을 오히려 저해하는 현실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자 한다.

In Japan the growth paradigm, which frames the enlargement of economic production as the national priority, has dominated the social imagination. This paradigm remains influential despite criticism of its harmful effects and the harsh reality of long-term recession since the 1990s. In this article, I will explore one of the contributing factors that discourses advocating against the growth paradigm often rely upon some of the paradigm’s underlying premises. Specifically examined here is Murakami Yasusuke’s discussion of post-high-economic-growth society in the 1970s. I will particularly consider Murakami’s primary concerns relative to the historical context of the time. Murakami is credited with constructing the discourse of a “Japanese model of mature society.” Today “Mature society” is used as a cliché in Japan to refer to a post-high economic growth society, without a clear awareness of the term’s historicity and political implications, a circumstance which my study intends to problematize. Within this analysis I investigate the relevant characteristics and major assumptions of Dennis Gabor’s Mature Society in addition to Murakami’s ideas in the historical context in the 1970s, a moment when the post-WWII liberal political and economic system was widely thought to be in crisis given the rising awareness of the “limits of growth.” By considering the concurrent emergence of Gabor’s and Murakami’s discussions at this moment, I argue that they reaffirmed the basic premises of the post-WWII liberal political economy against the growing voices at home and abroad calling for a correction to the harmful effects of the growth paradigm including the prevalent disparities it engendered, and that they sought to provide neo-conservative solutions, thereby reinstating the appositeness of growthism. In addition, I also examine the epistemological premises of Murakami’s discussion of the Japanese-model of mature society, which combined a critique of Western-style modernization and a reappraisal of Japanese history and “traditional” culture. By contextually clarifying the historicity and limitations of Murakami’s notion of mature society, I aim to raise some questions about the uncritical use of this concept as a defining term for contemporary Japan―a tendency which I argue prevents us from critically rethinking the growth paradigm.

Ⅰ. 머리말

Ⅱ. 전후 자유주의 정치경제 체제의 위기와 성숙사회론의 등장

Ⅲ. 성숙사회론의 동시대사: 성장의 폐해 시정 요구와 ‘일본형 복지사회’라는 해법

Ⅳ. 일본형 성숙사회론: 따라잡기식 근대화 비판과 성장주의의 복권

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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