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은 무덤 조성과 망자의 매장 그리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의 결과물로서, 당대인의 생활상은 물론 죽음에 대한 인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삼국시대 고분의 축조 과정이나 그 내외 시설, 부장 유물의 종류와 그 공간적 배치를 토대로 상장의례를 추정하거나, 정치체의 성립과 발전, 사회 내부 양상을 논의하는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 유물은 부장품으로 선별된 결과물인 동시에 상장의례 과정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 도구이다. 백제 고분 연구 역시 묘제 그 자체 및 인공 유물의 형태적 분석을 기반으로 한 편년 설정과 지역적 변이의 인식 및 해석에 국한된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백제의 고분 자체와 관련 상장의례 나아가 백제 문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고분에서 출토된 유기 물질의 연구 역시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백제에서의 어류 부장 양상과 그 특징에 대한 논의를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유적에서 출토된 어류 유체의 종류와 각각의 연구 및 분석 방법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당대인의 선택과 후퇴적 과정의 변형을 거치면서 상당한 편향성을 지니는 어류 유체의 성격과 그 해석상의 주의점에 대해서도 적시하였다. 그런 다음, 무령왕릉과 법천리 4호분, 복암리 3호분 자료를 토대로 4세기 이후 백제의 중앙과 지방 모두에서 고분에 다양한 어류를 부장하였음을 제시하였다. 어류 부장이 이루어지는 고분은 해당 지역에서의 위계가 상당할 뿐 아니라 백제 중앙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점, 고분의 입지와 무관하게 해수어 중심의 다종다양한 어류를 소형의 배식기에 정연하게 올리는 특징적인 부장 방식도 확인하였다. 이는 풍납토성과 같은 백제의 생활 유적은 물론 신라, 가야의 고분에서 저장 용기에 각종 어류를 가득 담아 저장, 또는 부장하는 것과 상이하며, 백제 고분에서 어류가 제사용으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해당 시기 백제 고분에 부장품으로 추가된 새로운 기종의 성격을 함께 고려한다면, 백제의 상장의례에서 일어난 변화를 반영한다는 해석과도 맞물린다 하겠다.
This study examines the fish remains excavated from ancient Baekje tombs to understand the methods of fish burial practices and to gain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the social and religious life in Baekje during the Three Kingdoms period in Korea. The fish remains, including bones, scales, and otoliths, provide significant insights into cultural and ritualistic aspects that are not easily discernible through artifacts alone. Fish remains from the Tomb of King Muryeong, the Wonju Beopcheon-ri Tomb No. 4, and the Naju Bokam-ri Tomb No. 3 are analyzed and discussed. The findings reveal a diverse array of fish species, both freshwater and marine, indicating a wide geographic range for acquiring burial goods for the deceased in Baekje. This practice is somewhat analogous to those of Silla and Gaya during the same period. However, Baekje practices involved placing fish in small, organized vessels, in contrast to the practices of other regions where fish remains are found in large storage jars as well as small ritual vessels. The deliberate placement of fish remains in specific containers suggests an emerging system of beliefs surrounding death and the afterlife, highlighting the importance of food offerings in funerary practices, especially for the transition from the real world to the afterlife. Considering the use and potential significance of fish-shaped ornaments made of jade or bronze in burial contexts in ancient China, it is plausible that these practices are related to beliefs about the afterlife and the sustenance of the deceased.
Ⅰ. 머 리 말
Ⅱ. 어류 부장 행위의 확인 - 자료의 성격과 분석법
Ⅲ. 백제 어류 부장 행위의 복원 - 고분 출토 어류 유체
Ⅳ. 백제에서의 어류 이용 및 부장
Ⅴ. 맺 음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