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실학(實學)은 역사적 실체라는 입장과 근대가 기획한 상상의 허구라는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실학과 실학파 문학을 둘러싼 논의를 점검해 봄으로써 실학의 방향성을 생각해 보고자 하였다. 실학이란 개념은 조선 후기 특정 시기에만 사용되던 용어가 아니라 유학에서 사용하던 보편적인 개념어이다. 하지만 실학 개념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조선 후기의 새로운 문제의식과 시대 정신을 담을 그릇으로써 실학이란 개념은 유효하다고 보았다. 20세기 이후 실학의 근대 지향과 민족주의 정신이 비판받아 왔으나 초기 실학 연구자들이 실학에서 근대 지향성과 민족주의를 찾아내려 한 노력은 그 시대에선 최선의 학문적 성과였다. 나아가 과거의 실학 담론을 넘어 지금 여기에서 실학을 바라보는 태도와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먼저, 실학과 다른 사상과의 관계를 바라볼 때 이분법적 모순율보다는 대대(對待)의 논리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였다. 대대의 논리는 서로 반대되고 모순되는 것이 서로 의존하면서 함께 발전하는 상반상성(相反相成)의 관계이다. 선현들은 이분법적 모순을 지양하는 데서 대립을 풀지 않고 대대의 논리에서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였다. 따라서 동양 고전의 사상인 실학과 성리학과의 관계, 실학의 근대성 문제도 대대의 논리로 풀어가야 한다. 또한 실학의 형성과 전개에는 내·외적으로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요소들이 관계되어 있으므로 내재적 발전론에서 벗어나 외부와의 적극적 교섭과 소통에 주목할 것을 제안하였다. 실학파 문학과 관련해서는 문학의 본질에 초점을 두어 실학과 문학의 관계를 생각해 보고 실학파 문학의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실학자의 문학에서 문학의 고유한 특성인 미적 특질이나 형상화 수법을 찾아내어 실학파 문학의 함의를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 것을 제안하였다. 문학에서의 실학적 탐구는 성리학적 도(道)와 실학적 진(眞)과의 차이를 구별해줌으로써 실학과 실학파 문학의 특성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Currently, the field of silhak(Practical Learning, 實學) is viewed both as a historical reality and as an imaginative fiction shaped by modernity. In this context, this paper examines the debates surrounding silhak and Silhak School literature to reconsider the direction of silhak. The concept of silhak is not limited to a specific period in the late Joseon Dynasty but is a universal concept within Confucianism. Despite its conceptual incompleteness, silhak was a valid framework for addressing the emerging concerns and spirit of the times during the late Joseon period. Although the modern orientation and nationalist spirit of silhak have faced criticism since the 20th century, the efforts of early researchers to identify these elements were among the best academic achievements of their time. This paper also reflects on how we should approach silhak today, moving beyond past discourses. In exam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silhak and other schools of thought, I propose adopting the logic of mutuality(對待) rather than binary opposition. This logic suggests that contradictions and opposites can coexist and develop together in a complementary manner(相反相成). The sages did not resolve contradictions by avoiding binary thinking but instead sought growth and transformation through the logic of mutuality. Therefore, the relationship between silhak and Neo-Confucianism, as well as the issue of silhak's modernity, should also be examined through this lens. Furthermore, since the formation and development of silhak involved complex internal and external factors, I suggest moving beyond an internalist perspective to emphasize active interaction and communication with external influences. Regarding Silhak School literature, this paper explores the intrinsic nature of literature to examine its relationship with silhak and to consider its direction. It is suggested that identifying the aesthetic qualities and expressive techniques unique to silhak scholars' writings can enrich and diversify the implications of Silhak School literature. Such exploration can also help clarify the distinctions between the Neo-Confucian concept of Dao(道) and the practical notion of Truth(眞), further illuminating the characteristics of both silhak and Silhak School literature.
1. 문제 제기
2. 실학(實學)의 쟁점과 방향
3. 실학파 문학의 논점과 방향
4.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