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霽亭) 이달충(李達衷)은 정당문학을 역임한 부친과 당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학자였던 익재 이제현의 종질(從姪)이라는 가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과거에 급제한 후 학계와 문단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는 1326년(충숙왕 13) 등제 후 여러 벼슬을 거쳐 호부상서, 계림부윤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그는 성(誠), 경(敬), 예(禮) 등 유학에 대한 학식이 높았는데, 특히 『주역』에 뛰어난 지식이 있었다. 그의 사상은 유학에 바탕을 둔 중용과 조화를 강조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정은 학자로서 당대에 문명이 높아 이제현, 백문보 등과 함께 『국사』를 찬술하기도 하였다. 제정의 사상은 그의 시문과도 일정한 관계가 있다. 그의 시에 드러나는 온유돈후(溫柔敦厚)하고 청신(淸新)한 품격과 미적인 특질이 그의 사상적 특징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간 고려시대 사상사와 문학사를 기술한 글들에서는 이달충에 대해 유학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하였고, 특히 강직한 성품을 지녔던 대표적인 학자로, 또는 시문에 뛰어난 인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사상이나 문학의 특징적 면모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문학 분야만 놓고 보더라도 이달충의 시문학에 대한 연구는 신돈을 비판한 한시와 같은 특정된 몇 작품에 집중되어 있어 이달충 문학의 전체적인 모습과 문학적 특징을 밝히는 작업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14세기 문단에서의 이달충의 위치와 제정 사상의 다양한 특징적 면모, 그리고 제정시의 전반적인 특질과 문학사적 의미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다. 『제정집』에는 총 35제의 시, 2편의 부, 23편의 산문이 전해진다. 작시된 그의 시를 살펴보면 자연친화적인 도가적 경향의 시들도 많이 나타나 있다. 시풍에 있어서도 청신(淸新)하고 평담(平淡)·충담(沖淡)하며 한적(閑適)한 품격의 자연시 계열의 시가 있는가하면 송시풍의 전고와 수식을 중요시하는 시들도 보인다. 전자가 도연명 류의 산수·전원시를 계승한 것이라면, 후자는 고려후기 유행했던 송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14세기 문학사에서 그의 존재는 백문보나 이인복과 같은 학자로서 활동한 점, 동시에 이곡, 정포, 김구용 등과 같은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모두 갖고 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학문과 문학 모두에서 종장의 지위를 가졌던 이제현과 그의 계승자 이색 사이의 어느 지점에 그를 자리매김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Jejeong(霽亭), Lee Lee Dalchung(李達衷) had an excellent family background and became a prominent figure in the academic and literary circles after passing the the state examination. Hs father served as a high-ranking government official to rely on literature to keep politics on the right path, and Ikjae Lee Jaehyeon, a leading scholar of his time is his scion. He was ennobled in 1326 (King Chungsuk 13) and served in various capacities, including Hobusangseo and Gyerimbuyun. He had a high level of academic knowledge in Confucianism, especially < Book of Changes> in the areas of sincerity, deference, and courtesy. His ideas were based on Confucianism and emphasised moderation and harmony. Jejeong had a high reputation as a scholar in his time, and he wrote <kuksa』> together with Lee Jaehyeon and Baek Munbo. Jejeong's thought is also related to his poetry to some extent. The ‘Onyudonhu(溫柔敦厚)’ and ‘Chungsin(淸新)’ in his poetry represent the characteristics of his thought. Let's take a look at books written about the history of thought and literature of the Goryeo Dynasty. In such books, Dalchung is described as a scholar who was faithful to his mission as a scholar, a man of strong character, and an excellent writer of poetry. However, there has not been a full-scale study of his thought or the characteristic aspects of his literature. In the field of literature alone, studies on Dalchung's poetry have concentrated on a few specific works, such as his poems criticising Sindon. Therefore, the task of identifying the characteristics of his literary works remains to be resolved. In this paper, I examine the position of Dalchung in 14th-century literature, various characteristic aspects of Jejeong‘s thought, and the overall characteristics and literary significance of Jejeong‘s poetry. <Jejeongjib(the collected works)> contains a total of 35 poems, 2 Bues, and 23 prose pieces. His poetry is divided into two types: those that imitate the work of Do Yeonmyung to be an ode to nature. and those that follow the Song Dynasty style that was popular in the late Goryeo period. His presence in the literary history of the 14th century has two meanings. First, he was active as a scholar like Baek Munbo and Lee Inbok, and second, he enjoyed a reputation as a poet like Lee Gok, Jeongpo, Kim Guyong, and others. Therefore, it is best to place him somewhere between Lee Jaehyeon, who was the best of his time in both academics and literature, and his successor, Lee Sack.
1. 문제제기
2. 제정의 사상적 경향과 특징
3. 제정시의 문학적 특질과 의미
4. 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