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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연구 第42輯.jpg
KCI등재 학술저널

마쓰모토 세이초(松本清張) 『모래그릇(砂の器)』론 : 전위예술과 전후 일본 사회

A Study on Matsumoto Seicho's “Suna no Utsuwa” : Avant-garde Art and Postwar Japanese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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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추리소설 『모래그릇 』을 작품이 쓰여진 시기인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기까지의 문화·예술, 그리고 사회·정치적 상황과 연결지어 살펴보고자 하였다. 첫째로 『모래그릇 』속에 등장하는 예술가 집단 누보 그룹의 실제 모델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험공방’에 대해 알아보았다. 실험공방은 일본의 예술가 집단으로 미술가, 작곡가, 비평가, 안무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의 관현악기를 배제하고 전자음, 테이프 레코더 등을 이용한 뮤직 콩크레트라는 음악 장르를 선보였는데, 이는 『모래그릇 』의 범인 ‘와가 에이료’가 작품 속에서 선보인 전위음악과 같은 것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기계,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실험공방의 작품은 전후 일본 예술을 개척하였는데, 『모래그릇 』은 이와 같은 당시 예술계의 흐름을 소설 속에 녹여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닐 것이다. 이어서, 고급예술과 대중문화의 대결, 즉 아방가르드와 키치 논쟁을 통해 『모래그릇 』의 범인 ‘와가’와 형사 ‘이마니시’의 대립 관계를 살펴보았다. 일본은 60년대에 들어서면서 고도 경제성장기의 시작과 함께 전후적 가치관을 새로이 형성하는 시대였으며,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 산업사회의 정점을 찍은 서구에서는 팝아트가 태동함에 따라 아방가르드 키치 논쟁이 불거진 때이다. 고급문화를 지향하는 범인 와가를 아이러니하게도 대중문화의 한가운데 위치한 형사 이마니시가 매스컴을 사용하여 와가를 추적하는 줄거리를 통해 아방가르드와 키치라는 예술의 이분법이 무의미한 시대가 왔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작품 속 와가의 음악과 전후 일본의 정치적 배경을 두고 『모래그릇 』을 고찰해보았다. 작품이 쓰여진 1960년에는 안보투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으나 당시의 여론조사의 결과는 여전히 친미가 우세하였던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전후 일본을 친미와 반미의 이항대립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전후 일본이 사실은 하나의 인격에서 분열되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연주자가 존재하지 않는 와가의 리사이틀 연주회는 청중의 당혹감, 무지, 그리고 상쾌함을 불러 일으키는 새로운 음악이었는데, 이는 고도경제성장을 앞두고 아메리카니즘을 받아들인 전후 일본의 모습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This paper analyzed Seicho Matsumoto's mystery novel “Suna no Utsuwa(Castle of Sand)” in relation to the cultural, artistic, and socio-political contexts of the 1950s to early 1960s. Firstly, the article examined “Jikken Kobo,” presumed to be the real-life model for the “Nouveau Group” depicted in the novel. Jikken Kobo was an artistic collective in Japan composed of artists, composers, critics, choreographers, and other creatives. They introduced musique concrète, a genre using electronic sounds and tape recorders, akin to the avant-garde music exemplified by the novel's protagonist, Waga Eiryo. Next, this paper explored the conflict between avant-garde and kitsch through the contrast between the criminal “Waga” and the detective “Imanishi”. As Japan experienced rapid economic growth in the 1960s, the avant-garde and kitsch debate emerged in the West alongside the rise of pop art from the late 1950s to early 1960s. The narrative, in which detective Imanishi, representing popular culture, uses mass media to pursue Waga, who aspires to high culture, reflects an era where the distinction between avant-garde and kitsch becomes blurred. Lastly, this paper analyzed “Suna no Utsuwa” based on its avant-garde musical elements and the political backdrop of postwar Japan. The year 1960, when the novel was written, was marked by the turmoil of the Anpo protests. However, public opinion polls at the time indicated a prevailing pro-American sentiment, suggesting that postwar Japan cannot be easily dichotomized into pro-American and anti-American factions. Waga's recital, performed without live musicians, evoked feelings of astonishment, ignorance, and exhilaration among the audience, reflecting postwar Japan's acceptance of Americanism amid impending rapid economic growth.

Ⅰ. 들어가며

Ⅱ. 누보 그룹과 실험공방

Ⅲ. 아방가르드 키치 논쟁 - 와가와 이마니시의 대립

Ⅳ. 전후 일본 사회의 분열과 공존 - 와가의 음악과 소리

Ⅴ.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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