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저널
방위의 출발은 인간의 직립보행으로 전후좌우가 생기고 후에 중앙이 생겨서 오방위로 공간인식을 하기 시작하면서이다. 이런 방위에 의한 공간인식 개념은 우리의 삶속에 농축되어 묘지의 좌향이나 지도, 지적도, 주역도인 하도 등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사방위 개념은 인간의 인지가 발달되면서 8방위, 24방위 등으로 세분되어 갔다. 그런데 이러한 방위를 표시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것이 윗쪽을 북쪽으로 표시하는 북방방위만을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은 방위를 굉장히 신성시하여 그것에 의해서 길흉이 좌우된다고 믿었기에 신앙적, 관습적으로는 남상방위, 동상방위 등 다양한 방위체계를 취하고 있다. 유럽의 발달된 문화를 수용하면서 모든 방위가 북상방위로 고착되었지만 아직도 옛 지도나 조선시대의 토지대장인 양안에 나오는 사표 및 경지배열도는 예외없이 남상방위를 취하고 있다. 이것은 남상방위가 주역에서 출발했고 그것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풍수지리와 결부되어 생활편리상 민간인에게 널리 보급되어 갔던 것이다. 이것은 옛날 지도나 문서를 현장에서 펴 보기나 토지측량시 햇볕을 등뒤로 해서 북면하는 것보다 남향으로 해서 대조해 보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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