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수호조규의 역사적 위치

1876년 1월 조선과 일본은 종래의 외교방식을 청산하고 근대국제법에 기초한 수호조약인 朝日修好條規[강화도조약]를 체결했다. 이 글은 조일수호조규가 일본의 침략의지의 결과이며 조약의 불평등성이 이후 한국근대사 전개에 질곡으로 작용했다는 종래의 견해를 비판하고, 조약체결의 국제적 요인과 주체적 요인을 분석하여 이 조약의 역사적 위치를 재검토하고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1875년 발생한 강화도사건(1875)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일본은 명치유신 수립 후 전략적 요충지인조선을 중시하여 대조선우위의 입장에서 조선과 국교를 수립하고자 의도했다. 이러한 의도가 관철되는 과정에는 국제적 요인과 조선의 대일수호의지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먼저, 외적 요인으로서 청국은 일적이 일본의 해군력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가운데 조선에 대한 종주국으로서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과 조선의 수호조약체결을 방조했다 또한 영국 등 서양열강도 러시아의 남하를 경계하면서 일본이 평화적으로 조선을 개국시킬 것을 지지했으며, 미국은 1871년 조선원정의 실패로 직접개항정책을 포기하고 대만, 조선 근해의 통상권을 확보하고자 적극적으로 일본을 지원했다. 한편 조선은 1874년부터 대일수호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도 일본이조선 근해를 편입하여. 약탈. 방화한 강화도사건에 대해 대책을 강구한 흔적이 전혀 없다. 그 이유를 검토한 결과. 이 사건의 주체가 일본이었음을 조선정부는 알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이유는 첫째, 운양함이 영종진을 포격, 약탈한 후 부산을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나가사키로 귀환하여 조선측이 조사할 여유가 없었다는 점, 둘째, 일본측도 사건처리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조선측에 이 사실을 통고하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점을 들었다. 따라서 종래의 통설에서처럼 이를 조선정부의 무능의결과로 볼 수는 없다. 조일수호조규는 치외법권과 일방적인 개항장의 설정을 정한 점에서 불평등조약이다. 그러나 조선은 이 조약에서 그동안 일본이 대조선우위의 외교관계를 수립하고자 했던 의도를 저지시키고 양국의 정치적인 평등외교관계를 실현시켰다. 따라서 이 조약이 일본의 의지가 일방적으로 관철된 결과로 욜 수는 없다. 이후 1881년부터 조선정부 내에서 조약개정론이 주장되었고 조미조약에 의해 일본에 대한 무관세조항을 개정한 사실은 불평등조약의 규정성이 조선의 대응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조일수호조규는 조선의 전통적인 외교노선에 대항한 박규수 둥의 개국노선이 관철된 결과이며, 이를 통해 조선의 변혁세력 개화파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정에서 한국 근대정치사의서막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In January 1876, Chosun and Japan liquidated the diplomatic policy hitherto and concluded Gangwha Island Treaty, a treaty of amity based on modern international laws. In this article I criticize the traditional opinion that this Treaty resulted from the Japanese will to conquer Chosun and its inequality worked as a restraint in our modern history. And I analyse its international factor with its voluntariness and try to reexamine its historical position. Also in this process, I will present new viewpoint on Gangwha Island incident in 1875. According to my research, since the Meiji Restoration, Japan, holding a superior position to us, had tried to establish diplomatic relations with Chosun, a place of strategic importance. In the process of achieving its will, the Great Powers and Korea which was gaining strength at that time worked as the major factor. As the external element, Chung Dynasty, threatened by the Naval strength of Japan, assisted the conclusion of the Treaty between Japan and Chosun to secure the suzerainty on Chosun. The Great Powers including the Great Britain supported Japan1s peaceful opening up of Chosun, guarding against Russian southward advance. The United States ofAmerica, giving up directly opening pOftS as a result of the failure of the expedition to Chosun in 1871, positively supported Japan to secure the right to trade in Chosun waters. In spite of their efforts to work out the friendship treaty since 1874, we can not find any marks that Chosun took any measures to meet Gangwha Island incident that Japan invaded, plundered and set fire to Chosun waters. My examining over the reason, Chosun government was found out not to realize that Japan was to blame for the incident. First of aU, after a Japanese fleet, Unyo attacked and plundered YoungJong- Jin, Japan directly went back to Nagasaki not via Busan. So Chosun could not afford to investigate the incident. Second, Japan did not notify to Chosun to take the initiative of its settlement. Therefore unlike widely held views, we must not regard the conclusion of the Treaty as the result of the inability of Chosun government. The Treaty is unequal in that it approved extraterritorial rights and unilaterally established open ports. But Chosun hindered Japan's will to establish diplomatic relations where Japan gains advantage over Chosun, and realized politically equal relations with Japan. Therefore this treaty must not be regarded as the result of Japan's unilateral achievement of their purpose. Advocations for its revision in Chosun government since 1881 and the amendment of duty-free clauses mean that its inequality could be modified according to our reaction. Thus this Treaty was achieved by the parry for enlightenment including Park, Kyusu(朴珪壽) seeking open-door policy in opposition to traditional diplomatic policy. It was a prelude to modern political history of Korea in that it became the basis for the growth of a reformist group(開化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