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후 인류(혹은 한 집단)는 어떻게 피의 계보를 다시 그릴 수 있을까? 그 길은 남녀 양성의 결합일 수밖에 없을 터인데 동아시아 창세신화가 보여주는 그 결합형식은 근친혼과 인신혼으로 대별된다. 중국 신화학자 陶陽과 鍾秀는 중국 내 여러 민족들의 창세신화를 분석하여 대홍수 후 남녀의 결합방식을 1)兄妹婚 2)人神婚, 3)人獸婚, 4)母子婚,父女婚으로 분류한 바 있지만 기실 1)과 4)는 근친혼의 문제를 거론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고, 3)의 인수혼 역시 남매혼이 먼저 있고 남매혼의 결과 딸만 태어났기에 어쩔 수 없이 여자가 동물과 결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변형된 근친혼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 대홍수와 두 갈래의 재계보화
2. 인신혼형 홍수신화의 구조들
3. 구조와 사회적 지층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