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와서 전통적인 이야기문화는 위축되고 텔레비전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추세이다. 특히, 드라마는 일상에서의 역할, 서사를 내용으로 한다는 점, 전달 매재가 말이라는 연관성으로 이전의 이야기문화의 전통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화자와 청자가 어우러질 수 있는 활짝 열린 구조를 취한 장르임에 비해, 드라마는 텔레비전을 통해 작가와 연출가가 의도한 서사와 영상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에게는 닫힌 구조를 가진다. 즉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면서도 시청자가 이야기할 자리는 마련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확산된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라져 갈 것 같은 드라마 대상 이야기판은 다시 부활하는 듯하다. 드라마 홈페이지의 시청 소감 게시판이 이전 이야기판을 재현하고 있다. 이 게시판을 통해 일어나는 피드백 현상은 드라마 전개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서 극의 결말을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소재를 제공하여 극의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그리고 드라마의 내용에 비춰 자신의 경험담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수동적인 시청자의 입장이 능동적인 화자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한편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는 커뮤니티를 통해 후일담이 형성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유사한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한다. 현대의 드라마는 이야기판의 원천을 제공하는 일방적 보급의 지위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등장함으로써 이를 통한 이야기판의 문화를 재수용하여 스토리 전개에 반영하고 또다시 그 반응을 살피는 단계로까지 진전되고 있다. 즉 대중적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가 이야기판을 선도하는 입장을 취하다가 이제는 이야기판의 담론이 드라마를 변개시키기도 하고, 새로운 드라마를 창출하는 단계로 나아간다고 볼 수 있겠다.
1. 서론
2. 이야기 문화의 전통과 드라마
3. 소통의 관점으로 본 드라마의 이야기문화적 요소
4. 결론 - 드라마의 구비문학적 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