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게사르>는 8세기 이전에 형성되어 불려진 영웅서사시이다. 티베트 초기 왕조 때(약 581-753년간)에 뵌뽀교B&ouml;npo는 국교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뵌뽀교도는 사시(史詩)를 포함한 민간고사 등을 이용하여 국정에 참여하였다. 그러다 치손데&#51820;(754년 즉위)이 761년에 불교를 인도로부터 수입하여 국교로 삼았고, 이후 842년 티베트 왕조가 남북으로 갈라지고 란다르마Gla&#7749; Dharma의 폐불(廢佛) 정책이 시행되면서 티베트 불교는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10세기 중엽부터 불교가 부흥하여 11세기에는 문헌본 <게사르>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것들은 대개 귀족문인이나 귀족승려들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귀족승려들의 것은 불교화 된 것이었다. 불교화된 문헌본 <게사르>의 등장은 뵌뽀교에 대해 불교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여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었다. 종교에 기반하여 형성된 구비 영웅서사시는 보통 그 종교성을 탈피하여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티베트의 <게사르>는 원래의 종교를 다른 종교가 대체하는 식이어서 주목된다 하겠다. 또한 구전이 아닌 독서물로 전환시킴으로써, 불교의 포교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음을 본다. 그리고 이 불교적으로 윤색된 <게사르>가 다시 구비 전승되는 <게사르>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게사르>는 불교라는 지배적 이념을 수용하게 된다. 문헌본이나 구전본이나 모두 ‘지배 이념적 요소의 서사화’라는 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구비 영웅서사시의 변천에 대한 이론적 보완 사항의 하나로서 이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1. 논의의 방향
2. <게사르>의 형성,담당층,연변형식 및 종교 문화적 배경
2.1. <게사르>의 형성,담당층,演變形式
2.2. <게사르>의 종교 문화적 배경
3. 내용 검토 및 사례 점검의 결과와 기존 이론의 보완
4.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