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국 고대-중세초기의 불교계 서사를 중심으로 ‘감응’의 언표가 어떻게 담론을 형성하는지를 살폈다. 불교교학 속에 나타난 감응은 위진 남북조 시기 神滅神不滅 논쟁을 거쳐 성인교화를 정당화하는 개념으로 정리되었다. 그것은 초월적 聖과 고통 받는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소통기제이며,기이한 사건을 수반한다. 그런데 이 소통기제는 종교 본래의 영역을 벗어나면서 힘과 욕망의 의미망을 이루면서 담론을 형성한다. 이때 聖은 위기상황을 타개해주고, 인간세상을 구원하며, 존재를 상승시켜주는 ‘힘’으로 현시된다. 초월적 힘을 담지한 자(성인)와 인간은 상하의 위계구조를 지닌다. 다시 말해 성인의 힘은 인간을 향해 밑으로 흐르는 것이다. 하지만 성인이 국가권력과 관계를 맺을 때, 힘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국가는 이 힘을 포섭해서 부국강병의 이상을 이루고자 하며, 반대로 초월적 힘의 담지자는 인간권력을 끌어들여 현세에서 자신의 존재를 길이 각인시키고자 한다. 이 힘의 양방성에서 초월적 힘과 대등한 인간권력의 한 모습을 볼 수 있다.
1. 들어가며
2. 불교 교학체계 속에서 ‘감응’ 개념의 형성
2.1 감응: 소통의 기제
2.2 ‘기이-사건’의 형성
3. 감응담론의 형성
3.1 ‘힘’의 의미망으로 전환
3.2 국가권력과의 관계: 힘의 양방성
4. 나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