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문학과 공동체의 관계를 연구하는 이유는 구비문학이 공동체의 특성을 반영하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논의는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사이버공동체나 동아시적 공동체 또는 지구촌공동체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이들 공동체의 특성을 드러내는 구비문학 자료가 연구대상이 될 만큼 축적되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자료의 채록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연구의 실효성이 없는 공허한 논의라고 생각한다. 구비문학연구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통구비문학 자료가 전승되었던 촌락공동체의 연구부터 시작하여 고을단위의 지역공동체나 민족공동체까지의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동체와 구비문학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구비문학 장르에 따라서 다르게 접근될 수 있다. 신화는 신성성이 인지되는 공동체의 범위에 따라 씨족신화, 마을신화, 민족신화로 구별된다. 씨족신화는 씨족이라는 특정한 혈연집단인 공동체에서, 마을신화는 일정 지역을 점유한 마을 주민이라는 공동체에서, 그리고 민족신화는 민족공동체 차원에서 전승되는 신화이다. 이러한 신화는 공동체의 형성과 발전과정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의 행위규범과 공동체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동체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구비문학 갈래가 민요이다. 노동요 의식요등 기능요는 공동체 구성원이 일을 할 때나 의식을 행할 때 함께 불렀던 노래로서 마을 공동체 문화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한국민요 중에서 대표적인 노동요는 <모심기노래>, <논매기노래>이고 대표적인 의식요는 <상여소리>와 <달고질소리>인데 이들은 모두 마을공동체에 구성된 ‘두레패’들이 부른 선후창으로 불려진 민요로서 공동체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1. 공동체론의 문제
1.1. 공동체와 구비문학의 관계
1.2. 공동체의 범위
2. 공동체와 구비문학 갈래
2.1. 공동체와 신화
2.2. 공동체와 민요
2.3. 공동체와 설화
2.4. 공동체와 무가
3. 맺는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