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양양군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양양군의 역사적 인물들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우선 삼국시대의 양대 고승인 원효와 의상에 주목했다. 이들이 창건한 낙산사와 영혈사가 양양의 문화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한 지역의 문화를 살피는데 있어 가장 근간을 이루는 것은 그 지역의 설화일 것이다. 그래서 낙산사를 사이에 두고 형성된 원효와 의상의 설화부터 살펴보기로 하였다. 설화의 소표제에서 연상되는 것은 관음보살을 알아보지 못한 원효와 관음보살을 알아 본 의상이라는 대립항이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관음보살을 만난 것은 원효였지 의상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효보다는 의상을 우위에 두는 소표제는 아마도 낙산사의 성세와도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추측된다. 내용을 분석해보면 원효에게서는 탕자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벼를 베는 여자를 희롱하고, 빨래하는 여인에게 화를 내고, 이런 원효의 모습에 고승의 이미지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민중들이 바라는 모습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고상한 의상보다는 더 서민적인 원효에게서 민중들은 친밀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양양사람들의 인식이 〈영혈사의 영천전설〉설화를 잉태하게 하였다. 이 설화에서 영혈사의 영천의 물줄기가 홍련암의 샘물로 이어지도록 하는 원효의 신이함을 드러내었고 아울러 원효의 자기희생의 정신도 보여주고 있었다. 양양의 불교설화에 등장하는 원효와 의상은 한국의 대표적인 고승대덕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민중의 시선은 고상한 의상보다는 타락한 원효, 자기희생 정신이 강한 원효에게 더 기울어져 있었다.
1. 들어가는 말
2.〈낙산이대성〉설화
1) 설화의 내용 :〈낙산이대성〉설화
2) 설화제목에서 보이는 원효와 의상의 역학관계
3) 내용상 보이는 원효와 의상의 역학관계
3. 〈靈穴寺 靈泉전설〉 설화
1) 설화의 내용 : 〈靈穴寺 靈泉전설〉
2)〈영혈사의 영천전설〉설화에 보이는
원효와 의상의 역학관계
3)〈영혈사의 영천 전설〉의 오늘날 전승현황
4. 원효와 의상의 역학관계
5.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