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일본의 민속현상 중 무속, 슈겐도를 중심으로한 축제제의에 나타난 신들림의 표상화에 대하여 고찰한다. 제의의 근본적인 목적은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신을 모시고 기원하는데 있다. 이 때 신의 의지에 접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신들림이다. 제의의 목적에 따라서 맞이하는 신도 다르다. 신이 제의장소에 등장하여 신의 존재를 보이는 시스템 역시 제의에서 차지하는 신의 직능이나 고저에 따라 다르다. 신들림, 그리고 탁선은 제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에 틀림없으며, 제의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들 중에서 이 신들림의 방법에 따라 표상화 되는 양식 역시 다름을 알 수 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를 어떻게 감득했으며 어떻게 표상화하였는가. 축제의 기본은 이러한 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본고는 일본의 축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현상 가운데 보이지 않는 존재의 물상화로 표현되는 상징들, 즉 ‘神의 표상’에 주목한다. 특히 일본의 축제 중에서 ‘신들림’(神がかり)과 관련된 자료들을 통해 신들림이라고 하는 비일상적인 현상을 일본에서는 어떻게 축제 공간 속에 표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논한다. 이는 신들림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무당를 비롯하여, 일본의 민간 산악신앙인 슈겐도(修驗道)의 신들림 현상을 개인의례와 마을 공동의례의 사례를 통하여 신들림의 표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이따꼬(イタコ)의 구치요세(口寄)는 일반화된 신이 아니라 의뢰자와 친인척관계에 있는 근친자의 영혼이다. 다시 말하면 특정화된 존재인 것이다. 한편 집단적 의례인 이자이호(イザイホウ)는 개인 의례처럼 신들림의 주체인 신이 명확하지 않아, 어떤 직능을 가지며 어떤 성격의 신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즉, 막연한 신적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슈겐도의 신들림에서 개인의례 히키좌(引座)는 탁선(신탁)의 내용이 보다 구체적이며 특정한 신임을 알 수 있지만, 집단의례인 고호제(護法祭)에서는 구체적인 탁선이 없으며, 무자(무당)인 고호자네(護法実)가 경내를 뛰면서 빙글빙글 도는 행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신의 의지보다는 신들림이라는 기능을 통하여 축제에 참가한 집단전체가 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 장치에 머무르고 있다. 개인의례에서는 무엇보다도 신령과의 직접적인 교류
1. 머리말
2. 문헌에 나타난 신들림
3. 무녀(巫女)의 신들림
3-1. 이따꼬의 구치요세와 야마다테(ヤマダテ)
3-2. 이자이호 신녀(イザイホウ―神女)가 건너는 다리(橋)
4. 슈겐도(修験道)의 신들림
4-1. 히키좌(引座)―신령의 좌정(乗り物)
4-2. 고호제(護法祭)
5.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