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개요> 인간에게 있어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몸을 붙이고 사는 건축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의 유대가 실현되는 삶의 터전이므로 생명과 같은 부분이다. 그러므로 집이라는 공간은 어느 지역에 위치해 있던 형태며 수준이 어떠하던, 생명의 터전이며 그 사람의 正體性에 비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부장제가 성행하던 과거의 여성들에게는 더 더욱 집을 떠난다는 것은 목숨을 내어놓는 일과 다름없었을 만큼 집은 소중한 공간이었다. 이 논문에서 텍스트로 선택한 <삼공본풀이>에는 그러한 정황이 잘 나타난다. 가부장적 사회의 한 부분이던 가믄장아기가 그것을 거부하고 집에서 쫓겨나와 ‘공간의 상실’의 상황에 처하게 되고, 재와 산을 넘어 비초리초막에 이르러 남편감을 만나 그의 마 밭에서 금은보화를 찾아 부자가 된 것은 自己正體性 획득의 디딤돌을 찾은 것이며, 나아가 가믄장아기 자신의 집을 짓고 자신을 쫓아내 공간의 상실을 만들게 했던 부모님을 만나 화해하는 그녀의 집은 자기정체성을 획득한 과정에 놓인 공간이 바로 ‘집’인 것이다. 이처럼 가믄장아기가 살거나 머물렀던 이 집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일부이면서도 각각 다른 분리된 공간으로 그 의미가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텍스트에 나타난 집의 정체성은 ‘富’이고, 그것은 가믄장아기를 통해 실현되므로, 집은 가믄장아기의 정체성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녀는 자신만의 ‘공간 만들기’에 힘썼던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삼공본풀이>가 가믄장아기의 자아완성을 이룩했다는 점 말고는 다른 장르와 관련성이라든지, 인물대비, 어휘.숫자에 관련된 점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시켜왔다. 그러나 가믄장아기가 뭇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인 부자 되는 것과 가부장제를 벗어나 자신의 독립의지를 이룬, 즉 자아완성의 과정 사이에 있던 공간, 특히 집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논문에서는 이 점에 천착하여 가믄장아기가 富를 이루고,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하고, 자신을 배척한 부모와의 화해라는 자아완성의 터전이 ‘집’이라는 공간에 있음을 밝히려 한다. 그 만큼 공간, 특히 집은 <삼공본풀이>에서 한 개인을 완성하는데 바탕이 되는 중요한 공간이라 하겠다.
1. 서론
2. 미완성과 완성의 공간으로서의 ‘집’
1) 아버지의 집
2) 비초리 초막
3) 가믄장아기의 집
3. <삼공본풀이>를 통해 본 ‘집’의 의미
4. 결론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