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공주>는 제의의 맥락에서 일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살아있는 신화이다. 서울지역 <바리공주>의 서술구조는 바리공주의 행적을 중심으로 한 ‘바리서사’와 망자의 저승천도와 왕생극락 기원이란 축원형태로 발화되는 ‘망자서사’로 이루어져 있다. 바리서사는 바리공주의 상징적 죽음과 존재전환을 근간으로 하는 신화적 서사이고, 망자서사는 망자의 저승천도라는 현실적 필요성과 그로 인해 마련된 진오기굿이라는 제의적 맥락에서 작용하는 제의적 서사이다. 망자서사는 원형적 사건인 바리서사에 기반하여 전개되고 있다. 그것은 바리공주와 망자의 존재태가 ‘삶/죽음’, ‘이승/저승’의 대립항을 공유한 경계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제의가 진행됨에 따라 대립항은 통합되고, 그들은 두 영역을 넘나드는 초월적 존재로 전환하게 된다. 바리공주 서사에 망자축원이 되풀이 개입하는 이유는 이러한 두 존재의 상동성에 기인한다. 바리공주의 서사에 기대여, 망자의 극락왕생을 선언하는 일은, 바리의 서사에서 마련한 이계공간의 소통을 전례로 삼아 망자의 저승천도를 현재화하기 위한 것이다.
1. 머리말
2. <바리공주>의 서사구성과 망자축원
3. 망자축원의 서술방식과 서사적 의미
4. 바리서사와 망자서사의 관계양상
5.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