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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골계전 설화의 다문화 읽기와 다문화 사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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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가는 상황은 모두 넷이다. 국제적인 세계화 현상과 노마디즘 사조, 그리고 한국적인 상황으로서 외국 노동자들의 유입과 외국 여성들의 혼입이다. 다문화 사회가 다각적으로 진행되는 데도 다문화주의 인식이 부족해서 문화적 갈등이 빚어진다. 그러나 설화는 창조적인 상상의 문화를 다양하게 갈무리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사회에서도 다문화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 다문화 의식을 지닌 유학자들은 경전 중심의 유교문화에 몰입되지 않고 설화를 통해서 주변부 문화와 소수자 문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따라서 동료유학자들의 비난에도 개의치 않고 설화집은 물론 우스개 설화집까지 펴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이다. 󰡔골계전󰡕에는 유교문화에 상반되는 반유교적 설화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는데, 크게 네 가지 유형이다. 하나는 유교적 덕목을 비판하는 것, 둘은 불교문화를 인정하는 것, 셋은 가부장 체제를 부정하고 여성주의를 추구하는 것, 넷은 양반 상전보다 미천한 종의 능력을 긍정하는 것이다. 유교문화를 다른 문화로 뒤집어버리는 까닭에 웃음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전도(顚倒) 관계는 1) 유교의 가치를 그 자체로 뒤집는 도덕적 전도, 2) 유교를 불교로 뒤집는 종교적 전도, 3) 가부장 체제를 뒤집는 여성주의적 전도, 4) 신분의 상하관계를 뒤집는 신분체제의 전도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우스개 설화를 주목하며 반유교적인 문화와 소통한 선비들의 다문화주의 의식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 사회도 타문화에 종속적인 사대적 다문화 사회와, 자문화 중심의 주체적 다문화 사회가 있으며, 다문화의 관계 양상도 상극관계와 공존관계, 상생관계로 나타난다. 따라서 건강한 다문화 사회로 가려면 주체적이고 상생적인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자면 자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타문화의 가치를 대등하게 인정하며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타문화에 대한 공감의 ‘울림’이 서로 공명(共鳴)하여 ‘어울림’을 이루어야 진정한 상생의 다문화 사회가 실현된다. 서거정은 󰡔골계전󰡕 편찬을 통해서 이러한 보기를 제시했다. 유교문화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지키고 바람직하게 창조하기 위하여 불교문화, 여성문화, 민중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 문화를 상생

1. 다문화 상황의 인식과 설화의 다문화 현상

2. 다문화의 재인식과 유학자들의 반유교적 설화집

3. 골계전 설화의 반유교성과 다문화주의 경향성

4. 설화의 다문화적 성격과 다종교 사회의 이해

5. 다문화의 세 양상과 상생적 다문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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