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입사식의 원형으로 ‘버림/버려짐’ 모티프 현상이 방법적 원형, ‘무쇠석갑’이라고 제시되는 ‘상자모티프’가 도구적 원형이라는 데에 관심을 갖고 이를 조명하였다. 인간은 두 번 탯줄을 끊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한 번은 생물학적 측면으로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 육체적 탄생을 위한 탯줄 끊음이고, 다른 한 번은 사회문화적 인간으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사회적 탄생을 위한 탯줄 끊음이다. 텍스트로 선택한 <궤네깃당 본풀이>에서 주인공 궤네깃한집은 아버지에 의해 무쇠석갑이라는 상자에 넣어져 물에 띄어 버림받게 된다. 아버지의 이러한 행위는 아들이 한창 자아가 성숙해야할 시기에 ‘의식화된 남성다움’이 결여되어 있다고 판단되어 남성다운 강한 아니마에 지배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출한 것이다. 여기에서 상자에 넣어짐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의식화된 남성다움이라는 새로운 자아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전의 모습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즉 죽어야 하기 때문에 ‘관(棺)’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시 태어나야 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자궁(子宮)’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상자가 죽음을 위한 공간일 뿐 아니라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위한 공간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 죽음과 재생이 혼재(混在)하는 생명의 모체(母體)이며 작은 우주(宇宙)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버림/버려짐은 새로 태어나기 위한 상징적 죽음의 원형이 되고, 상자는 이를 도와주는 도구로서의 원형이 된다고 할 것이다. 텍스트에서 궤네깃한집은 버림/버려짐으로 인해 상자 속으로 들어가 죽음과 재생이라는 ‘근원적 체험(根源的 體驗)’을 경험하여 입사식을 무사히 통과하고 자신이 떠난 일상(日常)으로 회귀(回歸)한다. 이는 단순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 이상의 기능을 발휘한다. 아기일 때 버려져 가정을 이루고 세변(世變)을 평정하는 영웅으로 탈바꿈되어 천제(天帝)가 주는 보상(報償)도 마다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그가 떠난 일상과 돌아오는 일상은 표면적으로는 동일한 곳이지만 그의 위상(位相)은 변화된 위상이다. 그의 이러한 변모는 그가 아버지의 의도를 이해하고 ‘받아들였’고, 그래서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행위를 ‘용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하여 보무(步武)도 당당히 대군(大軍)을 거느리고 돌아와 자신의 변한 위상을 아버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이
1. 서론
2. 원형으로서의 버림/버려짐 모티프와 상자 모티프
1) 버림/버려짐 모티프
2) 상자 모티프
3. 새로남을 도와주는 받아들임과 용서
4.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