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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환락과 환멸 : 1930년대 만요와 재즈송에 나타난 도시의 ‘낯선’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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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는 근대적 도시문화가 성숙해가면서 서구적 감성과 소비문화가 본격적으로 나 타난 시기로 꼽힌다. 1930년대 들어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한 한국 대중가요계는 새롭게 대면하는 도시의 문물과 세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도시 하위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하 게 되었다. 전통문화에 대한 취향이 남아있는 가운데 새로운 양식과 기술이 이입되어 형성 된 1930년대 대중가요에는 모던과 전통,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지배와 일탈이 복잡하게 교 차한 흔적이 남아있다. 이 글에서는 식민지라는 왜곡된 경험을 통해 전통과 일정 부분 단절한 채, 도시화의 세례를 받아야 했던 1930년대 도시 문화의 명과 암을 만요와 재즈송이라는 대중가요의 하위 장르를 통해 살펴 보았다. 재즈송과 그 음악적 원천인 재즈는 모던보이와 모던걸의 송가였고, 만요는 어지러운 도시생활과 세태, 그 이면을 ‘웃음’ 속에 담아낸 장르인 만큼, 이전 시기까지 대중가 요에서 통용되던 관습의 틀을 넘어서는 ‘낯선’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낯선 모습이 재즈송에서는 이국문물에 대한 동경과 밤의 향락으로 나타난다면, 만요에서는 도시의 세태와 좌충우돌하는 군상들의 적나라한 묘사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이처럼 재즈송과 만요는 도시문화라는 동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지만 전자가 일탈적 욕 망을 도시의 환락과 쾌락으로 표현한다면 후자는 그 이면의 환멸과 비애를 역설적 웃음을 통해 반추해 낸다고 할 수 있다. 재즈송과 만요는 이처럼 일견 역사적 일상에서 분리된 듯 보이는 낯선 형상을 통해, 역설적으로 식민지 하의 우울한 청춘들의 자화상을 반추해내는 기제로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

1. 들어가는 말-1930년대 대중가요의 중층성과 ‘낯선’ 형상들

2. 재즈송, 만요의 부상과 도시문화

3. 청춘의 환희와 모던의 비애

4.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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