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차사본풀이>는 악인이 재물을 탐해 삼 형제를 죽이자 그 원한을 갚으려 삼 형 제가 자식으로 환생해 요절하니 염라왕을 데려와 그 죽음의 원인을 밝힌다고 하는 내용의 서사무가로, 함경도 무가인 <짐가제굿>, 충청·전라지역에서 전승되는 <원수 갚으려 태어 난 아들>담, 대마도의 서사민요인 <오이세참배> 등 흡사한 인물설정과 내용을 보이는 자료 가 지역과 장르를 넘나들며 분포하고 있어, 공통적인 서사물이 제주도 나름의 죽음의 세계 로 인도하는 신격을 섬기는 서사무가로 자리잡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차사본풀이>는 인간세상에서 제기된 죽음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발전시켜 저승을 직접 여행하는 주인공을 설정하고, 죽음과 관련된 상례에 대한 여러 가지 법도를 제 시하며, 죽음과 관련된 인간 본원의 의문 및 인간을 데려가는 차사신의 행적 등을 결합시키 면서 동계 자료와는 달리 망자를 인도하는 신격을 섬기고 그 근본을 푸는 서사무가 형태로 거듭난 자료이다. 이런 <차사사본풀이>는 동계 자료에 비해 첫째, 저승을 다녀오는 강림이 라는 존재가 특히 중시된다는 점, 둘째,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격을 섬기는 무가에 걸맞게 저승길에 대한 노정이라든가 저승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는 점, 셋째, 인간의 본원적 인 관심사인 죽음 관련 의문이나 죽음을 관장하는 차사신으로서의 권능 및 역할을 강조하 는 점 등이 두드러지는데, 이런 특징은 육지에서는 망자를 인도하는 바리공주라는 신격을 섬기는 <오구풀이>가 존재하지만 제주도에는 바리공주가 없고 <차사본풀이>가 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제주도 나름의 망자를 인도하 는 성격의 서사무가로 정착하게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며, 다만 제주도에는 액막이 성격의 <맹감본풀이>가 있어 그 기능상 중복되기에, 그 관계성 속에서 망자를 죽음의 세계로 인도 하는 무가로 자리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1. 머리말
2. <차사본풀이> 관련 자료의 존재양상 및 성격
3. 동계 자료와의 대비를 통해서 본 <차사본풀이>의 독자성
4. <차사본풀이>의 신화적 성격과 기능
5.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