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 ‘망묵굿’을 하는데 그 재차 가운데 부르는 서사무가가 <도 랑선비 청정각시>다. <도랑선비 청정각시>는 혼인으로 부부가 되었지만 신랑이 혼례도 다 치르지 못하고 죽게 된다. 그러나 청정각시의 간절한 기원과 정성에 의해 다시 만나게 되어 부부가 신으로 좌정하게 되는 내용이다. 본 연구에서는 청정각시가 겪는 가혹한 시련의 의 미가 무엇인지, 부부의 인연이 죽은 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기에 망묵굿에서 불렸는지, 청정 각시의 욕망이 어떻게 드러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런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해 <도랑 선비 청정각시>의 텍스트 내적 의미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손진태 채록, 김근성 구연본 인 <도랑선비와 청정각시>를 기본텍스트로 하였다. 구연본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으며, 서 사가 비교적 자세하기 때문이다. 먼저 서사를 혼담, 혼사장애, 시련, 재회로 나누어 혼사장 애와 시련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고찰하였다. 그 다음 무가에 드러나는 시간과 공간의 특징, 행위주체의 특징을 분석하여 혼사장애와 시련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청정각시가 겪는 첫 번째 시련과 두 번째 시련은 혼사장애로 인한 미완의 혼례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 남편의 묘 앞에서 신방을 차리고, 손바닥에 구멍을 뚫어 실을 꿰어 올려 훑고 내리 훑어도 아프다 고 하지 않는 시련을 합방의식으로 보았다. 청정각시는 이렇게 미완의 혼례를 완성한 다음 소지공양과 치도로 남편 만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청정각시에게 부과된 가혹한 시련은 가부장제 편입의 과정으로 세상에서 제일 지성한 열녀로 인정받아 집안의 조상할머니가 되었다고 보았다. 청정각시는 여성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인물이다. 남편의 손을 잡 고자 하고 남편을 안고자 했던 시도들로 이승에서 갖은 시련을 겪지만 저승세계에서 여성 욕망을 당당하게 실현하는 것으로 보았다.
1. 들어가며
2. 혼사장애와 시련
3. 시·공간과 행위주체
4. 혼사장애와 시련의 의미
5. 나오며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