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수 오동도에는 바다에 사는 거북이를 속여 섬을 다녀오는 토끼이야기가 있다. 이것과 가장 흡사한 것이 일본의 고대문헌인 『고사기』에 실려져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이 설화를 둘러싼 한일의 영향관계를 언급해 왔다. 최근 이시바 히로시(石波洋)는 『고사기』가 한국의 것에 비해 시대가 훨씬 앞서기 때문에 오동도의 토끼설화는 식민지 시대 때 일본의 영향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그와 유사한 설화가 조선시대의 문헌인 『고사기』에도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그것은 식민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오동도의 토끼설화는 베트남, 중국, 일본의 것과 더불어 동아시아형에 속하며, 그것의 조형이 베트남에 있는 것으로 보아 베트남에서 중국을 거치면서 한국으로 전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는 자신을 속인 수중동물이고 육지동물에 반격을 가하여 죽이는 단순한 동물담으로 되어있지만, 그것이 중국에 전해지면 토끼가 꼬리가 짧은 이유를 설명하는 이야기로 변화되었고, 등장하는 동물도 토끼와 자라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다시 한국으로 전해지면 토끼는 그대로 수용되지만, 자라는 다시 거북이로 바뀌고, 반격의 내용이 거북이가 토끼의 껍질을 벗기고, 그것을 치료하는 신의 내용으로 발전되었다. 이것이 일본으로 전해져 토끼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신들의 이야기로 『고사기』에 편입된 것이다. 이처럼 여수의 오동도 설화는 그 원류가 발생지인 베트남이 있는 것이지, 결코 일본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여 이시바의 해석처럼 한국의 토끼설화는 일본식민지 시대 때 일본에서 영향을 받아 발생한 것이 아닌 것이다.
<논문 개요>
1. 머리말
2. 한일의 토끼설화
3. 토끼설화와 식민시대
4. 토끼설화의 전파경로
5.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