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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첫날밤에 해산한 아내 용서하기’ 설화에 나타난 덕(德)의 의미와 그 수용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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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에 해산한 아내 용서하기’ 설화는 혼전임신이라는 당대 파격적인 사건을 다루지만, 세태를 비판하거나 여성의 성문제를 부각시키기보다 남편의 포용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춘 설화이다. 본고에서는 이야기의 핵심인 신방 사건을 중심으로 인물의 행위와 이에 대한 사회 윤리적 의의를 살펴보았으며, 각 유형과 전승방식에 따른 서술시각과 문제의식을 비교해보았다. 첫날밤에 해산한 아내를 수발한 남편의 행위는 황당함을 견디고 수습한 수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을 헤아리고 감싸준 관용이었다. 그가 다른 이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관용을 베풀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내면에 자유롭게 사랑을 실천할 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랑과 그 집안이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결말은 그와 같은 德이 단지 가정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감동적으로 실현되기를 소망한 설화향유층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고, 굳이 덕의 실현을 부부되기로 형상화한 것은 나와 대상의 거리를 두지 않는 데에서 진정한 사랑과 관용이 실천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날밤에 해산한 아내 용서하기’ 설화는 신방사건을 공고하게 유지하면서 이후 결합된 삽화에 따라 기본형, 과거급제형, 풍수발복형으로 나뉘는데, 각 유형은 인물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의도와 덕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방식에서 시각 차이를 드러낸다. 또한 문헌설화의 경우 윤리적 명분을 내세우고 선비의 실천적 자세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데 반해, 구비설화의 경우 혼외소생자에 대한 실질적 관심이 임신의 신성화나 아들의 보은담으로 확장되면서 이들의 삶을 통해 신방사건의 윤리적 의의를 재확인하게 된다. 이처럼 유형과 이본들의 양상은 다양한 전승자들이 파격적인 사건의 메시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자신들의 윤리 체계로 조율하고자 했음을 알려준다.

<논문 개요>

1. 서론

2. ‘첫날밤에 해산한 아내 용서하기’ 설화유형의 전승 양상

3. 부부의 인연맺기를 통해 본 덕의 의미와 가치

4. 유형과 이본별 서술시각과 문제의식 비교

5. 결론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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