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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오키나와(沖繩) 창세 신화의 재편 양상과 신화적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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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단위의 공동체에서 전승되는 오키나와의 창세 신화는 태초 남녀의 결합으로 자손이 번성하게 되었다는 시조 신화가 대부분이다. 신화의 주인공과 신화 전승 집단을 조상과 후손 관계로 규정하는 마을 시조 신화는 조상과 후손, 성(聖)과 속(俗)의 순환 논리에 의해 내부 완결적 구조를 이루는 마을 우주의 구성 원리를 드러낸다. 고우리지마 시조 신화 유형처럼, 일반적 시조 신화의 서사를 근간으로 성속(聖俗) 단절의 모티프가 더해지는 창세 신화도 보인다. 이러한 유형은 마을이라는 제한된 전승 범위를 넘어서는 광포 설화로 전승되는데, 성속(聖俗) 단절의 모티프를 통해 보편적 인류의 삶의 원리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마을 시조 신화와 변별적 면모를 보인다. 한편, 야에야마 지역의 다케토미지마 섬에서 전승되는 창세 신화는 인류 기원이 아니라 섬의 창조가 서사의 핵심이다. 류큐 왕조와의 관련 하에서 재편, 형성된 우타키(御嶽:토착적 마을 성소)에 결부되어 전승되는 이 신화는, 공간 창조의 태초로 거슬러 올라가 다케토미지마의 현재를 정치적 위상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한편, 오키나와의 창세 신화에는 류큐 왕조의 지배 지역 확장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게 된 ‘야에야마’와 ‘미야코’라는 공동체의 기원을 말하는 이야기도 있다. 전통적 공동체인 ‘시마’와 왕조 사이에서 형성된 이들 신화에서는, 왕조 창세 신화의 구성 요소와 내적 논리를 모방하는 신화 재편 양상이 엿보인다. 요컨대, 오키나와의 창세 신화는 전승 집단의 현재적 우주를 설명하고 규정해야 할 필요에 의해 호출되어 온 담론의 한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창세 신화에 대한 주제적 접근 시각과는 별도로, 전승의 ‘맥락’을 고려하여 그 담론적 의미를 묻는 역사적 시각의 연구가 축적될 때 창세 신화에 대한 이해가 심화될 수 있을 것이다.

<논문 개요>

1. 논의의 시각

2. 마을 시조(始祖) 신화의 기본 원리

3. 마을 창세 신화 재편의 양상과 논리

4. 새 전승 단위의 출현과 창세 신화의 재편 양상

5.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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