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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학술저널

이야기판의 전통과 문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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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판과 이야기문화는 오늘날에 이르러 크게 변화되었다. 농어촌 공동체 단위의 이야기 전승도 급속도로 망각일로에 있다. 첨단 매체의 출현이 그러한 변화를 더욱 추동한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농어촌의 설화 조사는 유능한 화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구연하지 않게 된 이야기들을 캐내는 방식에서 여전히 머무르고 있다. 이 연구는 여러 유형의 공동체에서 이루어졌던 다양한 이야기판의 전통이 그 존재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전통적 이야기판들의 활성(活性)을 가능하게 했던 인자(因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판의 문화적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과거에는 집안과 문중에서, 마을에서, 또는 마을을 벗어난 다양한 공간에서 이야기판이 활발하게 벌어졌다. 특히 공동체의 이야기판들은 그 구성원들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자, 공동체적 삶을 위한 유의미한 담론 생산의 공간이었다. 따라서 이야기판의 유무와 활성 여부는 곧 그 공동체 자체의 활성과 지속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었다. 가문이나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판에서는 내방한 빈객(賓客)이나 혼입(婚入)한 며느리들은 이방의 공간을 매개하는 활성인자로, 아이들은 시간과 세대를 이어주는 잠재적 활성인자로 특히 주목될 만하다. 그들이 각각 이야기의 지평을 넓히고 또 시간을 매개함으로써 공동체 의 이야기판은 역동적 담론 생산의 활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조선조 가문 이야기판에 대한 기록들이 그러한 국면을 잘 보여준다. 조선조 사대부가의 이야기판은 친지와 동료를 넘어 신분이 낮은 평민이나 유랑 이야기꾼들에게까지 개방되었고, 또 집안의 아이들 세대까지 포괄하는 활성을 지님으로써, 궁극에는 새로운 시대의 전망을 담은 야담집(野談集)의 창출(創出)이 가능했던 것이다. 마을공동체에서도 내방객과 혼입여성, 그리고 아이들이 그 공동체의 이야기판을 활성화 하는 역할을 한 점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성별, 또래, 계층 등을 중심으로 복수의 이야기판들이 마실가기 공간의 구도로 이루어졌던 마을의 이야기 문화도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농어촌에서는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졌고, 이촌(離村)의 행렬이 길어진 지 오래이다. 이러한 마 을의 공동화(空洞化)가 마을 이야기판의 부재를 초래했을 것으로 보인다. 후속세대인 아이들과 내방자를 통한 매개가 없으니 마을 이야기판의 활성이 쇠퇴되었을

<논문 개요>

1. 머리말

2. 이야기판의 전통

3. 이야기판의 활성과 문화적 의미

4. 결어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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