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변동이 외적인 환경 변화라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학문 내적인 새로운 문제의식과 이에 걸맞은 새로운 연구 관점 및 방법의 모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과연 구비문학 연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이 논문은 구비설화의 화자론을 통해 이 문제에 답하려 했다. 우선 구비문학연구 전반에 걸쳐 문화변동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연구 시각이나 관점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기존의 연구 시각에만 기대어 관성적으로 연구를 해온 것도 여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화자론을 보면 이러한 경향을 뚜렷이 파악할 수 있다. 구비설화 연구 분야 중에서도 가장 선구적인 업적을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연구 시각이 40년에 걸쳐 그대로 유지되어 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연구의 새로운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된다. 디지털 혁명의 시대라고 한다.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는 디지털 기기들은 소셜 미디어 시대라고 칭할 만큼 사람과 사람의 연결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 어느 시기보다 상호작용의 강도는 세졌고 통합의 가치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변동의 양상과는 거꾸로 구비설화의 화자론은 끊임없이 소수의 전문 이야기꾼에게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문화의 핵심을 설명하려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할 것 같다. 문화변동의 관점에서 봤을 때, 구비문학연구에 가장 시급한 것은 관점의 변화와 방법론의 모색이다. 최근의 문화변동 혹은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을 다루고 있는 여타의 학문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연구의 관점 및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시기이다. 화자들의 관계나 청자에 대한 연구를 왜 하지 않느냐고 당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자들의 관계 혹은 청자에 대한 연구가 구비문학의 창조성과 전승력을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긴요한 구실을 하는지를 해명하면서 관점을 전환시키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열심히 궁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1. 문제제기
2. 문화변동에 대한 인식
3. 구비문학연구의 경과
4. 구비문학연구의 방향
5.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