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구비설화에 말 겨루기[시합], 문자 및 글을 소재로 한 글 겨루기[시합]가 어떻 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들이 갖는 언어권력의 본질적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것은 말 에 부여된 예술적 가치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를 해명하고자 한 것이다. 먼저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입말’과 언어권력 관계의 고찰을 통해 비의적(秘儀的) 말하기, 기지적 말하기, 대 꾸적 말하기의 유형을 제시하고, 그러한 말하기가 일상적 말하기에 비해 특별한 능력이 요 구되는 말하기임을 지적하였다. 또한 그에 부합하는 보상이 수반되고 있는바, 이는 이들 말 하기가 일상적 말하기에 비해 갖는 언어권력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말하 기 유형은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문자’와 언어권력의 관계를 살피는 데서도 거의 그대로 확 인된다. 그래서 한 구비설화에서 입말과 문자를 수단으로 한 말하기가 모두 사용되는 경우 에는 어떠할까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둘의 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제기된다. 그 결과 문자의 우위를 얘기하고 있는 몇몇 설화에서 확인되는, ‘유식/무식’의 구분과 그에 따른 차별 및 인 간 예속화는 실제적 반영이라기보다는 ‘사물화된 문자’를 통찰한 결과로 파악할 수 있다. 문 자나 글의 사용여부와는 상관없이 구비설화의 말 겨루기는 사물의 이치를 관통하는 통찰력 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말에 부여된 언어권력과 그 본질의 예술화라 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구비설화에서의 말 겨루기를 통해 가장 잘 구현되고 있다. 따라서 구비설화에서의 말 겨루기는 ‘말에 부여된 언어권력’을 예술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문학적 장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 문제제기
2.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입말’과 언어권력
3.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문자’와 언어권력
4. 구비설화에 갈무리된 ‘입말/문자’의 공용과 언어권력의 관계
5.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