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단형서사라 불리는 일련의 텍스트들 중 전통 설화를 구현한 것들에 집중한 연구이다. 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전통 설화가 단형서사들 속에서 활용된 방식을 살펴 보았다. 그 방식으로는, 애초 에 설화 화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드러낸 경우부터, 논설자로서의 목소리가 설화 속 화자나 인물의 목소리를 잠식한 경우, 그리고 아예 논설자로서의 목소리가 설화 화자의 목소리를 압도한 경우 등이 발견되었다. 전통 설화를 받아들여 단형서사 작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개화 문제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입장 표명 및 특정 계층에 대한 비판, 보편적 윤리 고취 등 자기갱신적 성격의 계몽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전통 설화 활용은 근대초 지식인들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 글쓰기 전략의 결과물이었다. 물론 그들이 전통 설화를 깊이 있게 해석한 상태에서 이를 활용한 것은 아니 었다. 설화 내용보다는 그것을 통해 말하고자 한 바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 인을 매개로 하여 전통 설화가 근대초 언론 지면을 통해 대중과 만나게 된 것 자체는 전통 설화의 근대적 대응이라는, 의미 있는 한 양상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1. 머리말
2. 근대초 단형서사 속 구비설화들
3. 단형서사의 설화 구현 양상
1) 설화 활용 방식
2) 설화 활용을 통한 담론적 지향점
4. 근대초 지식인과 설화의 만남이 지닌 의의
5. 맺음말